가수들 ‘데뷔前마케팅’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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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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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케이스 열고… 예능프로 나가고… 이미지 구축 전략
먼저 이름부터 알린 후 앨범 발표… ‘반짝 인기’ 대부분

최근 신인그룹의 데뷔 무대가 화려해졌다. 올해 들어 씨엔블루, 대국남아, 제국의 아이들, 인피니트 등이 첫 앨범 발매와 동시에 쇼케이스(시범공연)를 열었다. 쇼케이스는 공연장을 빌려 팬과 기자를 불러놓고 신곡을 선보이는 형태로, 기성 가수들이 새 앨범을 내면서 ‘컴백 쇼케이스’를 연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인그룹이나 가수들이 쇼케이스를 잇달아 열고 있으며 데뷔 전에 인터넷에 뮤직비디오나 노래의 일부를 공개하거나 드라마 광고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사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9일 첫 미니앨범(EP)을 내고 가수 활동을 시작한 7인조 남성그룹 인피니트는 이미 4, 5월에 케이블 채널 Mnet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인피니트! 당신은 나의 오빠’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이 프로그램은 인피니트 멤버들이 고등학생인 여동생 한 명을 돌보는 내용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퀴즈를 푸는 일상 풍경을 8회에 걸쳐 담았다. 인피니트의 매니저 이영준 실장은 “앨범을 내면서 정식 데뷔하기 전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미리부터 예능 감각을 기르고 팬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인피니트! 당신은 나의 오빠’ 프로그램 덕분에 앨범을 내기도 전에 공식 팬클럽 회원이 4300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이달 초 데뷔한 4인조 여성그룹 씨스타의 래퍼 윤보라는 이미 지난해 9월 KBS2 예능 프로그램 ‘도전! 황금사다리’에 출연해 춤을 춰 ‘명지대 퀸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씨스타 연습생 시절에 ‘도전! 황금사다리’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또 씨스타 멤버들은 앨범 발매 전 의류 모델과 화장품 화보 촬영을 했다. 씨스타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서현주 이사는 “‘패셔니스타’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1월 첫 싱글 앨범을 낸 9인조 남성그룹 제국의 아이들도 지난해 10, 11월 Mnet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제국의 아이들 리턴즈’에 출연해 데뷔 준비 과정을 보여줬다. 시크릿, 엠블랙, 햄 등의 신인그룹은 음반 발매 직후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찍었다. 씨엔블루는 멤버 정용화가 지난해 10, 11월 방영한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 출연하면서 먼저 얼굴을 알려 인기를 끈 뒤 올해 1월 데뷔 곡 ‘외톨이야’를 발표했다.

김지룡 문화평론가는 이 같은 경향에 대해 “요즘 팬들은 아이돌 그룹의 음악보다는 ‘이미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연예기획사가 특정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장치로 예능과 연기를 선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작가 음악평론가는 “국내 가요계는 신인 가수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들어낸 가십이 인터넷 매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름을 알린 뒤에야 앨범을 발표하는 기형적 구조로 변했다”며 “가수로서의 실력이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반짝 인기’를 바탕으로 앨범을 냈다가 도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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