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V, "인천대공원 뮤비대신 미니앨범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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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1일 0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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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 작곡, 녹음 등 타이틀곡 작업을 단 하루 만에 끝냈다. 뮤직비디오 제작비용으로는 몇 안 되는 스태프들의 밥값, 술값이 전부였다. TV방송엔 얼굴조차 비추지 않았지만 인기가요 순위는 이효리, 비와 동급. 평균나이 30.5세 유부남 댄스듀오 ‘유브이(UV)’의 이야기다.

지난 4월 싱글앨범 ‘Do you wanna be cool?’을 발표한 유브이는 개그맨 유세윤과 작곡가 뮤지가 결성한 댄스그룹이다. 유세윤 때문에 주목을 받게 됐고 뮤직비디오로 대박을 터트렸다. 하지만 이들에게 폭풍인기를 가져온 원동력이 단순히 유치한 노랫말과 코믹한 연기 때문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잘 만든’ 노래였기 때문이다. 그 안에는 10년 차 뮤지션 뮤지의 실력이 뒷받침됐다. 유브이 활동을 취미생활이라고 말하는 뮤지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먼저 뮤지에게 최근의 인기를 실감하는지부터 물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유브이를 좋아해주는 건 알겠지만 인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뮤직비디오에선 가발과 선글라스로 얼굴을 거의 가리고 찍었기 때문에 실제로 알아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유세윤 때문이라도 유브이가 TV에 한 번쯤은 나올 법 한데 라디오 외에서는 그들을 만날 수 없었다. 이유가 뭘까? 뮤지의 대답은 의외였다. 그는 “출연 섭외가 많이 들어오긴 하는데 유브이로 출연하는 건 둘 다 원하지 않는다. 특히 TV 쪽은 당장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즐겁자고 시작한 일인데 방송에 나가기 시작하면 다른 목적이 생길 것 같다는 게 이유였다. 대신 음악적으로 사람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상관없단다. 뮤지는 “공연장에서 라이브로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공연을 원한다. 가을 정도에 소규모로 유브이 콘서트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유브이는 오는 21일 플로 라이다 내한 공연에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이며 22일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에서도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친다. 몸이 따라주는 수준까지의 안무도 준비 중이다.

뮤지는 19살 때 작곡가로 데뷔한 뮤지션. 환희, 휘성, 박효신과는 고등학교 동창이고 초신성, 클릭비 등의 앨범 프로듀싱을 맡았었다. 지난 2월 싱글앨범을 낸 밴드 ‘하이사이드(HighSyde)’의 보컬이자 리더이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를 개그맨으로 알고 있다. ‘쿨하지 못해 미안해’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범상치 않은 표정과 몸짓 때문이다. 그는 “연기를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그 꿈을 뮤직비디오를 통해 이뤘다”며 “우리는 뮤직비디오의 코믹 연기에 중점을 두고 음악을 만든 게 아니다. 음악을 중심으로 음악 안에서 놀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뮤직비디오도 우리끼리는 진지하게 찍었다”고 말했다.

최근 유브이의 후속곡인 ‘인천대공원’ 뮤직비디오 공개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크다. 비가 억수로 많이 오는 날 인천대공원과 월미도 놀이공원을 배경으로 한 유브이의 재미있는 연기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아쉽게도 유브이는 ‘인천대공원’ 뮤비를 만들 계획이 없다. 팬들의 기대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 대신 유브이는 6월경 5곡 정도를 담은 미니앨범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뮤지는 “다음 앨범에서는 R&B, 레게, 테크노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90년대 댄스듀오 탁이준이, 듀스와 같은 느낌을 살려보고 싶다. 이번에도 음악적으로는 최대한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브이는 미니앨범을 발표하고 나서 소극장에서 콘서트를 열고 올해 안에 싱글, 미니 앨범 등을 묶은 정규 1집 앨범을 완성할 예정이다. 뮤지는 내년에 자신의 솔로 앨범 발매도 준비 중이다. 자신들의 아류 그룹이 나올까 걱정된다며 진지하게 고민하는 유브이. 이들의 즐거운 취미활동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임광희 동아닷컴 기자 oas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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