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年50억씩 드는 ‘직업방송’ 개국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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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방송 시청률 0.082%, KTV 0.069%, TV서울 0.001% 불과한데도…

“보는 사람 없는데 도움될까”
내부 반대 절반 넘었지만 강행

노동부가 14일 산하 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을 통해 ‘한국직업방송(TV워크넷)’을 개국했다. TV워크넷은 구인·구직 정보, 창업특강, 직업기행 등 직업 및 취업 관련 프로그램을 24시간 내보낼 예정. 채널사업자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지만 사실상 노동부가 주관하는 TV워크넷에는 한 해 50억여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제작 인력은 50명으로 22명의 지원 인력을 포함해 모두 77명이 방송 제작 및 운영을 맡고 있다.

설립 취지는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국민에게 좀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 하지만 정작 노동부 안에서조차 한국정책방송(KTV) 등 정부나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공 채널과 마찬가지로 최소한의 시청률도 나오지 않을 수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더 많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케이블 공공 채널 시청률(2008년 기준)은 국회방송 0.082%. KTV 0.069%, 아리랑TV 0.01%, 국군방송 0.002% 등으로 시청하는 국민이 거의 없는 상황. 서울시의 TV서울도 60억여 원의 예산을 쓰지만 시청률은 0.001%에 불과했다.

TV워크넷 개국은 또 사업성 및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노동부조차 이날 브리핑에서 “(TV워크넷 시청률이) KTV 정도까지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한번 만들면 효율성이 없어도 없애기 어렵고 시간이 갈수록 조직을 키우려는 속성을 보이는 공공기관의 특성상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KTV의 경우 노무현 정부 임기 말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과 국정홍보처 안에서조차 폐지 또는 아리랑TV와의 통폐합 논의가 있었지만 흐지부지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방송국 설립을 논의할 때부터 내부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이 절반을 넘었지만 위에서 밀어붙인 것으로 안다”며 “보는 사람이 없는데 국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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