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 지키기’ 국내대표 감독들 뭉쳤다

  • 동아일보

박찬욱 봉준호 윤제균 김지운 등
시네마테크 전용관 추진위 발족

한국 영화의 대표 감독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4층에서 열린 ‘서울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 추진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자신의 대표작이 담긴 필름을 기증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동훈 이경미 이명세 박찬욱 윤제균 김지운 봉준호 류승완 감독. 김미옥 기자
한국 영화의 대표 감독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4층에서 열린 ‘서울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 추진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자신의 대표작이 담긴 필름을 기증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동훈 이경미 이명세 박찬욱 윤제균 김지운 봉준호 류승완 감독. 김미옥 기자
‘박쥐’의 박찬욱, ‘마더’의 봉준호, ‘해운대’의 윤제균, ‘놈놈놈’의 김지운, ‘타짜’의 최동훈…. 한국 영화의 대표 감독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4층에 모여 예술영화 발전을 위해 뜻을 모았다. 이들은 이날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서울 유일의 서울아트시네마를 지키기 위한 ‘서울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 추진위원회’ 발족식에 나란히 참가했다.

후원모임인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대표를 맡고 있는 박찬욱 감독(47)은 “젊은 시절 고전예술영화를 양껏 접하지 못해 좌충우돌 족보 없는 괴상한 영화들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시네마테크는 고전예술영화를 상영하며 영화인과 팬이 교류하는 공간입니다. 1936년 파리에서 문을 연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68혁명의 진원지가 되는 등 프랑스 사회와 문화의 진화를 선도했죠.”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은 “한국 영화의 세계적 위상에 걸맞은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2002년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 생겼다가 2004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 왔으나 전용공간이 없어 해마다 임대공간을 찾는 처지다.

봉준호 감독은 “한국 영화 자부심의 상징이라 할 시네마테크가 언제 방을 빼야 할까 걱정해야 하는 것은 문화적 수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제균 감독은 “영화관과 시네마테크가 함께 필요한 것은 서점과 도서관이 함께 필요한 이유와 같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감독들은 ‘박쥐’ ‘마더’ 등 대표작의 35mm 필름을 서울아트시네마에 기증했다. 감독들이 추천한 고전예술영화를 상영하는 ‘2010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2월 28일까지 열린다. 02-741-9782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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