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애프터스쿨의 반란 ‘너!…너 때문에 All K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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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8일 07시 00분


독한 연습: 마음속 칼 갈며 매일 새벽까지 연습 정아·베카는 발톱이 모두 빠지기도
독해진 실력: 12월 컴백 정상 ‘최후에 웃는 자’ 올해 발표한 타이틀곡 모두 히트
눈물로 채운 연습…당연한 결과

새 노래 ‘너 때문에’로 각종 가요 순위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애프터스쿨. 이로써 애프터스쿨은 2009년 발표한 3개의 타이틀곡을 모두 히트시키는 저력을 과시하게 됐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새 노래 ‘너 때문에’로 각종 가요 순위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애프터스쿨. 이로써 애프터스쿨은 2009년 발표한 3개의 타이틀곡을 모두 히트시키는 저력을 과시하게 됐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올킬’(All Kill)이란 표현이 있다. 흔히 컴퓨터 게이머들이 ‘적을 모두 무찔렀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용어다. 하지만 음악계에서는 주요 차트를 모두 석권했을 때 관계자들이 이 단어를 사용한다.

11월 25일 두 번째 싱글 ‘너 때문에’를 발표한 여성 7인조 애프터스쿨은 요즘 음악차트를 ‘올킬’ 하고 있다. 7일 현재 멜론, 도시락, 싸이월드, 엠넷닷컴, 소리바다, 벅스차트는 모두 애프터스쿨의 신곡 ‘너 때문에’가 1위다. 애프터스쿨의 이러한 기세는 단순히 ‘1위’라는 기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2009년 걸그룹 열풍의 시작과 끝을 이들이 장식하게 됐기 때문이다.

애프터스쿨은 지난 해 연말 시상식에서 손담비와 함께 팀을 이뤄 특별쇼를 펼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1월 중순 ‘아’로 데뷔해 섹시한 외모와 무대로 ‘한국의 푸시캣돌스’라는 별칭을 얻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녀들에 이어 소녀시대와 투애니원도 잇따라 등장해 차트를 석권하는 ‘올킬’을 기록하고, 카라, 포미닛 등도 좋은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애프터스쿨은 12월에 컴백헤 또 한 번 ‘올킬’을 기록하며 ‘최후에 웃는 자’가 된 셈이다.

“데뷔 이후 상위권에 오르긴 했지만 1위는 처음입니다. 실감이 안나요. 너무 행복하고, 기분 좋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됩니다.”(가희)

애프터스쿨은 4월 싱글 ‘디바’를 발표한 후 ‘너 때문에’를 내기까지 긴 공백을 가졌다. 그동안 멤버 중에 유소영이 탈퇴하면서 고비가 찾아왔다. 또 포미닛 티아라 시크릿 레인보우 등 무서운 신인들의 등장과 카라, 브라운아이드걸스 등의 맹활약에 조바심이 더 커졌다. 매일같이 오후 3시면 연습을 시작해 이튿날 동이 틀 때까지 땀을 흘렸다. 정아와 베카는 발톱이 모두 빠지는 부상도 당했다.
애프터스쿨.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애프터스쿨.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디바’ 활동 이후 칼을 갈았죠. 공백기 동안 걸그룹이 많이 나와 긴장과 걱정이 많이 됐어요. 조금 더 빨리 컴백할 수 있었지만, 대충하기 싫어 철저히 준비했어요. 다른 걸그룹과 경쟁도 하게 되지만, 그들의 팬이 되고 공부도 되고 자극도 되고, 좋은 동반자들 같아요. 라이벌 의식은 없어요. 우리는 독보적인 걸그룹이니까요.”(가희)

레이나, 나나 두 명의 ‘신입생’이 새로 ‘입학’해서 발표한 이번 음반은 1위 석권을 하고, 실력도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눈물겹게 보낸 지난 공백에 대한 보상을 받는 셈이다. 신입생 레이나(20·본명 오혜린)는 가창력이 뛰어나고, 여고 3학년인 나나(18·임진아)는 2009년도 슈퍼모델 출신이다.

“새 멤버 영입으로 우선 실생활에서는 식구가 늘어 차가 좀더 복잡해졌죠. 음악으로는 보컬 쪽으로 더 강해졌어요. 평균 연령도 조금 낮아지고, 평균 신장은 높아졌죠. 그리고 저희가 갖고 있지 않은 다른 매력을 가진 친구들이 들어오다 보니까 더 많은 연령층의 팬들이 생기고 있는 것 같아요. 기존 멤버들도 신입생과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됩니다. 자기계발의 계기도 되고요.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정아)

애프터스쿨은 입학(영입)과 졸업(탈퇴)이 있는 ‘졸업시스템’을 추구하지만, 정든 멤버가 떠나는데 아쉬움과 허전함이 있고, 새로운 멤버와 다시 호흡 맞추기에도 여유가 좀 없다. 그러나 “서로서로 부족한 면을 채워줄 수 있어, 장점이 더 크다”고 했다.

늘씬한 키에 섹시한 외모를 가졌지만 애프터스쿨은 이번 음반을 통해, 다른 걸그룹처럼, 시각적 만족보다는 감성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뒀다. ‘너 때문에’는 남자에게 버림받은 여자의 마음을 노래하는 슬픈 노래다.

“마음을 울리는 음악으로 감동을 주고 싶었어요. 상처받은 여자의 마음을 표정연기와 춤으로 표현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어요.”(주연)

여자의 상처를 춤으로 표현하기 위해 의상은 차분한 정장을 입었고, 액세서리도 착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은근한 노출로 여성미도 살짝 보여준다.

애프터스쿨은 이번 음반을 통해 더욱 다양하고 폭넓은 팬을 아우르는 가수로 거듭나고 싶다고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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