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베끼던 케이블? 이젠 남들이 따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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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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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패밀리가 떴다’는 8일 방송에서 케이블 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패러디한 ‘슈퍼스타F’를 선보였다. 사진 제공 SBS
SBS ‘패밀리가 떴다’는 8일 방송에서 케이블 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패러디한 ‘슈퍼스타F’를 선보였다. 사진 제공 SBS
케이블 인기코너 패러디 봇물
지상파 - 영화 - CF서도 유행


SBS ‘패밀리가 떴다’는 8일 방송에서 출연진이 노래를 부르고 심사위원이 점수를 매겨 우승자를 뽑는 ‘슈퍼스타F’ 대회를 열었다. 이는 지난달 9일 케이블 채널 Mnet에서 시청률 8.47%(AGB 닐슨미디어)로 종영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의 형식을 패러디한 것. ‘패밀리가 떴다’는 참가자들의 애절한 사연, 심사위원의 냉정한 평가, 화면 구성까지 ‘슈퍼스타K’의 형식을 따라해 보는 사람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전에 지상파를 모방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케이블TV가 최근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제는 지상파 광고 영화 등에서 케이블의 프로그램을 패러디할 정도다.

Mnet의 김기웅 책임프로듀서는 “케이블 초창기에는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을 그대로 베끼거나 선정적인 내용 등 이슈가 될 만한 것을 내보냈다”며 “1∼2년 전부터는 긴 방황기를 마치고 케이블 채널별로 타깃 시청층을 확실히 설정해 채널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케이블채널 tvN ‘롤러코스터’의 코너인 ‘남녀탐구생활’은 성우의 독특한 내레이션이 여러 편의 광고에서 패러디 대상이 되고 있다. 7일 시청률 3.85%(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한 ‘남녀…’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남녀의 미세한 차이를 성우의 능청스러운 내레이션으로 전달한다.

남양유업이 지난달 말 시작한 요구르트 ‘불가리스 트루’ 광고는 “이쁜 것들은 무얼 먹는지 탐구하도록 해요. 진짜 맛있어서 깜빡 넘어가네요” 등 ‘남녀…’의 내레이션 방식을 그대로 사용한다. 성우도 ‘남녀…’의 내레이션을 맡은 서혜정 씨다.

이달 초 개봉한 영화 ‘펜트하우스 코끼리’는 Mnet의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를 패러디한 예고편 ‘펜트하우스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를 영화 홍보 사이트에 올렸다. ‘하늘에서…’는 여성 출연자 한 명이 남성 출연자 여러 명 가운데 자신의 이상형을 고르는 프로그램. 남성 출연자들의 이력을 독특한 내레이션과 감각적인 영상으로 소개한다. 영화 ‘펜트하우스…’는 이 형식을 영화 주인공 소개에 그대로 사용했다.

tvN 이덕재 팀장은 “과거에는 케이블 프로그램의 내용이 신선해도 ‘질’이 뒷받침되지 않아 벤치마킹 대상이 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질적으로 괜찮고 대중적으로도 인기를 끄는 콘텐츠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tvN은 ‘남녀…’ 패러디가 포털사이트와 광고에서 우후죽순으로 번지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상업적 이용을 목적으로 한 무분별한 패러디를 방지하기로 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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