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금’ 전문 킬러? 영화 ‘펜트하우스…’ 조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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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5일 07시 00분


난 배우, 시나리오에 충실할 뿐… ‘패밀리’ 오지호·김성수모두 ‘19금 출신들’ 하하하!

‘펜트하우스 코끼리’에서 메트로 섹슈얼 이미지를 한껏 발산한 조동혁은 이제 옆집 형 혹은 오빠같은 일상성이 진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펜트하우스 코끼리’에서 메트로 섹슈얼 이미지를 한껏 발산한 조동혁은 이제 옆집 형 혹은 오빠같은 일상성이 진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배우 조동혁은 호탕했다. 어떤 질문에도 거침없이, 솔직담백한 답변을 내놓았다. 농담을 주고받는 대목에서 터지는 웃음의 소리도 컸다. 시원스럽고 매끄러운 외모처럼 주저없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5일 개봉하는 영화 ‘펜트하우스 코끼리’(감독 정승구·제작 엘리비젼)에서도 그는 모든 것을 갖춘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메트로 섹슈얼’로서 이미지를 한껏 발한다. 제각각 상류층의 화려한 일상을 살아가는 세 친구의 본능적이고 은밀한 욕망과 엇갈리는 사랑을 그리는 영화 속에서 그는 사랑하는 아내(이민정)를 두고서도 끊임없이 여자를 갈구한다. 영화는 진한 러브신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특히 조동혁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욕정을 감추지 못하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해냈다. 그러고보니 그의 스크린 출연작들은 모두 흔한 말로 ‘19금’ 영화들이다.
조동혁.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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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미녀’, ‘애인’, ‘러브하우스’ 등이 그것들이다. ‘우연’이냐, ‘의도한 것이냐’는 우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돌아온 답변은 더욱 거침이 없었다.

“그런 영화만 노리고 했겠느냐. 하하! 더 대단한 우연을 말해줄까? 내가 ‘패밀리’(20대 초반 모델로 데뷔한 그는 당시 만나 지금까지 우정을 쌓고 있는 친구들과 선후배들을 그렇게 표현했다)로 생각하는 오지호, 김성수 등과는 같은 제작사(기획시대)가 만든 ‘19금’ 영화에 각각 출연했다는 거다. 김성수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오지호는 ‘미인’, 그리고 나는 ‘애인’에.”(웃음)

- ‘벗는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나보다.(웃음)

“거부감이 있지는 않다. 다만 그런 행위를 연기하는 데에는 장면마다, 촬영 때마다 각각 감정이 다르다. 이번엔 좀 더 캐릭터 변화에 욕심을 냈을 뿐이다. 그리고 난 시나리오에 쓰여진 대로 연기했을 뿐이다.”

- 영화에선 끊임없이 상대를 갈망한다.

“아내를 사랑하지만 속으로 앓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그렇게 해소하는 게 아닐까. 일로 만난 사람들 혹은 친구들에게 털어놓을 수 없는 어떤 공허함. 속으론 참 아픈 남자다.”

- 실제로도 외로움을 느끼나.

“외로움엔 이골이 났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고 형과도 여섯 살 터울이다. 외로움을 즐기는 편이었지만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올해 들어 유난히 그렇다. KBS 1TV ‘미우나 고우나’ 이후 7∼8개월 가량 쉰 탓도 있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됐다. 원래 술을 잘 못하는데 소주가 당기더라. 뭔가 답답함이 있는 것 같다. 또 술로서 사람과 친해지는 법도 배웠다. 새로운 세상이었다. 하하!”
조동혁.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조동혁.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 일과 관련한 답답함인가.

“정점을 찍고 싶다. 가만히 있어도 시나리오를 한 10편 정도 받을 수 있는. 배우는 쉴 때 거의 반백수가 되는 것 아니냐.(웃음) 그건 곧 내가 하고 싶은 걸 고를 수 있는 순간이 되는 것을 말한다.”

- 구체적으로는.

“연기하기엔 ‘펜트하우스 코끼리’에서처럼 ‘나쁜 남자’도 재미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옆집 형 혹은 오빠’ 같은, 일상성이 진한 캐릭터도 하고 싶다.”

- 당신은 ‘나쁜 남자’인가.

“난 여리고 정이 많다. 내 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많이 써왔다. 하지만 그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의리를 저버리는 사람들이 있었던 탓이다. 그래서 지금 내 ‘패밀리’ 이외에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새롭게 정을 주고 싶지 않다. 왜냐고? 지금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충실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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