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컴백한 개그우먼 이성미 “어느새 오십줄 거울 보고 스스로 놀라요”

  • 입력 2009년 9월 22일 08시 18분


코멘트
7년 간 매일 새벽기도, 건강해졌어요

60세까지만 방송…노년엔 선교사 꿈

“문득 나이를 생각하면 스스로 깜짝 놀라요.”

굳이 그녀의 얼굴에서 나이에 맞는 세월의 흔적을 찾으라면 웃을 때 얼핏 드러나는 눈가의 주름이 고작이었다. 당신은 진정한 ‘동안’의 대명사.

그러나 시간이 멎은 듯한 외모와 달리 그녀의 말과 분위기에는 연륜의 깊이가 느껴졌다. 어쩌면 이성미의 지금 모습은 ‘젊은 몸, 깊은 영혼’이란 이 시대를 사는 덕목이 실재함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녀가 돌아왔다. 자녀들과 함께 홀연히 캐나다로 떠난 게 벌써 7년 전의 일이다. “마치 7개월 전의 일처럼 느껴질 정도로 쏜살같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이성미는 오십의 문턱에 들어섰고, 맏아들은 이제 대학생이 됐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는 게 세상 이치라는 듯 그녀는 지난 7년을 덤덤하게 말했다. 온전히 자녀들에게만 쏟아부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 이성미는 “고백하자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보통의 가정과 다름없이 커가는 자녀들과 싸움의 연속”이었다고 털어놨다.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도 실은 연인이나 부부, 매우 가까운 친구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는 없지 않을까. 이성미는 이를 두고 “갈등 없는 회복은 없다”는 의미 있는 말을 던졌다. 아들은 제 뜻을 따라 신학생이 됐고, 두 딸은 엄마와 함께 귀국했다. 이성미는 “이미 갔다 온 사람의 입장이라 매우 조심스럽다”는 전제를 두면서 자녀들에게 국제적 소통의 능력을 안겨주는 조기 유학의 목적이자 강점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어 그녀는 “그러나 권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남편 살아있는 과부와 홀아비로 산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요. 어느 날 작은 방에서 요 깔고 자는 남편 모습을 봤지요. 저 사람은 늘 혼자 무엇을 위해 저러고 살까. ‘돌아와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캐나다에 7년을 머무는 동안 이성미의 영어 실력은 얼마나 늘었을까. 그녀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어떤 한계”는 분명 있다고 했다. 하지만 특유의 위트는 여전했다. “알 수 없는 기부도 몇 개 하고, 보험도 몇 개 들어있고… 이 모든 것이 집으로 걸려온 전화에서 나오는 말에 무조건 ‘예스’(Yes)만 해서 빚어진 일”이라며 이성미는 멋쩍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마음이 평안해지는 느낌”이었다. 귀국 소감을 물으니 그녀는 두서없이 이렇게만 말했다. 엄마의 몫에 나름 충실했던 만큼, 그녀 개인의 삶을 위해서라도 방송 복귀를 서둘러야 하는 게 아닐지.

이성미는 “이 나이에 욕심내면 땅 파야하는 것 아니냐”고 재치 있게 되받아치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란 대답을 내놨다.찾는 이들이 많다. 그녀는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며 감동어린 표정을 지으며 “그러고 보니 KBS 2TV ‘상상플러스’나 ‘해피투게더’ 등 (게스트로) 할 건 다한 듯 하다”고 말했다. 7년 전과 지금의 방송,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이성미는 한 마디로 “독해졌다”고 했다.

“좋고 나쁨의 문제는 아니에요. 전 제재가 적지 않았던 80년대에 방송을 배운 사람이지요. 내 나이 쉰하고도 한살을 더 먹은 지금, 흐름에 휘말리면 날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잣대에 따라 진솔한 모습으로 시청자와 만날 생각입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화보]7년 만에 컴백하는 ‘빅마우스’ 개그우먼 이성미
[화보]개그우먼 이성미의 어제와 오늘
[관련기사]개그우먼 이성미 “동안 비결?…아침이슬!”
[관련기사]개그우먼 이성미, 7년간의 해외생활 접고 영구 귀국
[관련기사]개그우먼 김현영, 방송서 이혼 사실 고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