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의 컴백 박효신, “잠도 잊고 올인한 ‘기프트’ 아침 7시에 일 끝난 적도…”

  • 입력 2009년 9월 18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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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소속사 법적 분쟁에 2년6개월간 공백 ‘살 길은 노래, 가수 뿐…’

박효신(28)이 돌아왔다. 2년 반 만이다.

‘노래 잘 하는 가수’라는 흔한 수식어로는 그를 바르게 설명할 수 없다. 그는 단순히 가창력만 좋은 가수가 아니다. 듣는 이의 가슴까지 울릴 줄 아는 드문 가수다.

박효신이 내놓은 새 음반인 6집 제목은 ‘기프트’(GIFT).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는 그는 그동안 크고 작은 슬럼프를 겪으면서 상처를 받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여전히 “고민을 이겨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0년 동안 변함없이 노래할 수 있는 건 나에게 선물이자 고마움”이라는 의미로 앨범 제목을 ‘기프트’로 정했다.

○꼼꼼한 성격 탓 아침 7시까지 ‘워커 홀릭’

새 앨범 작업의 고담함을 말끔히 이기지 못한 듯 박효신은 체중이 줄고 얼굴 살도 몰라보게 빠졌다. “수척하다”는 말을 건네자 “한 달 째 제대로 잠을 못 자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신경이 예민해졌어요. 음반이 나오고 방송과 공연을 준비하다보니 신경 쓸 일이 정말 많아요. 안 자는 게 아니라 시간이 없어 못자요, 하하. 아침 7시에 일이 끝날 때도 많거든요.” 박효신은 무척 꼼꼼하다. 음반 프로듀싱과 무대에 오르는 데만 신경을 쏟는 게 아니라 의상부터 프로모션 계획까지 직접 챙긴다. 한 번 결정된 사안이라도 두세 번 다시 점검하는 것이 그의 습관이다. “도움을 받지만 어쨌든 책임은 제 몫이니 당연한 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렇듯 치밀한 구상에서 나온 이번 음반은 가볍고 한 편으로는 편안하다. 데뷔 곡 ‘해줄 수 없는 일’부터 ‘동경’, ‘좋은 사람’에 이르는 초기 히트곡에서 벗어나 2005년 불렀던 ‘눈의 꽃’(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주제곡)을 기점으로 그는 “변했다”고 했다.

“초기에는 피드백이 빠른 음악이 좋았죠. ‘눈의 꽃’ 이후 차츰 심플한 음악에 끌렸어요. 보컬이 강하면 음악이 자유롭게 변주될 수 없거든요. 요즘은 보컬과 음이 한 데 어우러지는 음악에 욕심이 나요.”

모두 8곡이 담긴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 ‘사랑한 후에’는 감정의 절제가 돋보이는 노래다. 무작정 내지르지 않는데도 풍성한 가창력을 느낄 수 있다. 솔의 향기가 묻어나는 노래 ‘이상하다’는 박효신다운 창법이 돋보이고 댄스 풍의 ‘데자뷰’에서는 그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커피, 가을과 유난히 잘 어울리는 노래들이다.

○잇단 법적 분쟁 “내 속이 꽉 차지 않으면…”

한동안 박효신의 이름은 음악보다는 소속사와의 분쟁 속에 자주 오르내렸다. 지난해에는 두 곳의 연예기획사 사이에 끼여 분쟁에 휩싸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음반을 내놓기까지 보낸 2년 6개월간의 공백은 그에게 슬럼프와 극복이 반복된 시간이었다. “고등학생 때 데뷔했는데 그 땐 못 오를 나무가 없었고 하늘이 높은 줄도 몰랐죠. 사회의 룰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전혀 몰랐고 관심도 없었어요. 하지만 이젠 가수를 빼면 제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그동안 왜 자신을 진솔하게 보지 못했을까, 내가 모르는 세상을 인정하지 않았을까 많이 생각했죠.” 유복하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자란 그는 “데뷔 초기 청소년기에 느꼈던 감정들이 마치 ‘한’처럼 노래 안에 담겨졌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나를 노래 안에 담는다”며 “내 속이 꽉 차지 않으면 음악이든 인간관계든 아무것도 이겨낼 수 없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10월 단독콘서트 “무대 위에선 돌아 버려요”

올해는 박효신이 데뷔 10년을 맞는 해이다. “10년 동안 가수로 늘 비슷한 룰 속에 살아 생각도 크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한 자리에서 확고한 위치를 잡고 인정받은 것에 대해서는 내심 만족하는 눈치다.

실제로 그의 새 음악들은 온라인 음악사이트에 공개된 지 하루만에 1위에 올랐다. 10월에 여는 단독 콘서트 역시 티켓 판매가 호황이다. 당초 10월 17·18일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려던 콘서트는 이 같은 호조에 힘입어 날짜가 하루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무대를 두고 박효신은 “지금까지 국내 공연에서는 볼 수 없던 한 편의 화려한 쇼”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무대 위에 오르는 스태프 수만 100여명. 음향·영상·조명 등 각 부문 감독들도 10여 명에 이른다. “공연 일주일 전부터 체육관을 대관해 철저하게 리허설을 할 예정”이라는 그의 말에서 완벽주의자적인 면모가 느껴졌다. “가식적으로 들리겠지만 팬들이 없었다면 지금 저는 다시 노래할 수 없었을지 몰라요. 진심이에요. 늘 나무처럼 절 믿어주고 곁을 지켜주는 팬들을 향한 책임감을 모른 척 할 수 없잖아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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