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아 허브 리조트’… 허브에 반한 ‘미스김’도 花들짝!

  • 입력 2009년 9월 10일 0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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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태기산이 품은 허브정원…15만m² 규모 200여종 허브 빼곡

강원도 횡성군에는 명산이 하나 있다. 태기산이다. 이 곳에서 나는 산나물과 약초는 국내 최고로 친다. 태기산 품속에 위치한 갑천면 상대리 마을로 들어가면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이 더 있다. 바로 산 속의 허브 정원으로 불리는 ‘글로리아 허브 리조트’다.

허브는 몸에 이로우면서 향기가 나는 식물의 총칭이다. 근사한 향기를 뿜어내면서 동시에 몸에도 좋으니 매력 만점이다. 글로리아 허브 리조트의 주인장인 이건용 씨도 그 이로움에 푹 빠진 대표적인 인물이다. 서울에서 건설 관련 사업체 3개를 운영하던 그는 말 그대로 ‘잘 나가던’ 사업가였다.

하지만 갑작스레 건강이 안 좋아진 뒤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하루에 한 시간도 잠을 잘 수 없으니 건강은 더욱 악화됐다. 그런 그를 구원해 준 게 허브다. 라벤더를 베게에 넣고 눕기 시작하자 불면증은 온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잠을 충분히 자면서 기력도 차차 회복했다. 허브의 위력을 몸소 체험한 그는 주저 없이 허브를 인생 제 2막의 동반자로 결정했다.

4년에 걸쳐 허브에 대해 철저히 공부한 그는 1999년 상대리 마을 끝자락에 위치한 15만m² 규모의 땅을 구입해 허브를 하나씩 심기 시작했고,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결과 만들어진 근사한 공간이 바로 현재의 글로리아 허브 리조트다.

“처음 이 곳에 왔을 때는 낫을 들고 풀을 베면서 들어와야 했을 정도로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인가 싶었어요. 그런데 이 곳에 허브를 심었고, 아름다운 허브 정원이 만들어지면서 이를 보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는 이처럼 큰 규모의 허브 정원을 자연 그대로의 공간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드물죠. 그 점이 사람들에게 매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넓이가 5만m²에 달하는 허브 정원은 200여종의 허브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보는 것만으로 근사한 풍광이다. 전 세계 3500여 가지의 허브 중 으뜸으로 치는 페퍼민트를 비롯해 캐모마일, 라벤더, 루피너스 등 각양각색이다. 향으로만 치면 세계에서 가장 좋다는 ‘미스김 라일락’은 국내에서는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다.

각각의 허브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도 감상의 또 다른 재미다. 이건용 사장이 그동안 공부하고, 수집한 허브의 효능을 손수 팻말을 만들어 각 허브 앞에 달아 놔 궁금증을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허브는 단순히 보는 즐거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몸 어디에 이로운지를 알 수 있을 때 더욱 의미가 있다는 그의 철학을 읽을 수 있다.

사실 처음부터 멋진 허브 정원이 만들어진 건 아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꽃 한 종에만 500∼600만원의 돈을 들였다가 그냥 버리는 경우도 수두룩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허브에 이처럼 열의를 보인 데는 농촌 체험 관광에 대한 비전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처음에는 건강이라는 개인적인 이유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보다 큰 틀에서 허브를 바라보고 있는 거다.

“농촌은 물론 농업을 하는 곳이죠. 그런데 농촌이 살아남고, 경쟁력을 가지려면 체험 관광을 할 수 있는 농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부인들이, 관광객들이 와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허브는 그런 점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농업의 소재에요.”

이 곳은 현재 허브체험 농장을 운영 중이다. 누구나 와서 허브를 직접 재배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허브 에션셜 오일을 이용한 아로마 테라피 프로그램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허브의 효능을 이용한 아로마 테라피는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매력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이 씨의 말대로 사람들이 보러오는 농업이 된 거다.

글로리아 허브 리조트는 친환경적인 생태 속에서 차별화되고, 다양한 허브 체험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해 선진국 허브 농원과 다른 한국식 허브 농원의 독특한 동양미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허브 레스토랑, 카페, 펜션, 3000m² 규모의 잔디 광장을 갖추고 각종 문화, 예술, 행사, 전시, 공연은 물론 웨딩 이벤트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온실이 아닌 대 자연 속 허브의 향기를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이번 주말 여행지로 선택해보는 건 어떨까.

▲찾아가는 길=영동고속도로 둔내IC에서 우회전-둔내 시가지 문화마을 사거리에서 장평,평창 방향-글로리아 허브 농장 이정표 따라 샛길로 좌회전-글로리아 허브 리조트 이정표 좌회전-비포장도로 따라 들어오면 도착. 내비게이션에 주소 입력하고 오면 돌아갈 수 있으니 둔내IC를 빠져나와 전화로 문의하는 게 좋다.

033-345-5114. www.gloriaherb.co.kr

횡성|글·사진=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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