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자매 삼각관계’ 억지 설정 논란…‘다함께 차차차’

시청자 비난글 잇따라

KBS1 일일드라마 ‘다함께 차차차’(월∼금 오후 8시 25분·사진)가 설득력 없는 캐릭터와 억지 설정으로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친자매처럼 자란 사촌 진경(박한별)과 수현(이청아)은 한(이중문)을 사이에 두고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다. 삼각관계는 갈등 구조를 만들기 위해 드라마 속에 빈번히 등장하지만 ‘다함께 차차차’에서 이들의 관계는 개연성을 찾기 어려운 면이 많다.

진경은 한이 수현과 사귀는 것을 알면서도 좋아한다. 진경은 수현에게 “나는 한이 없으면 못 살아. 한 번만 봐줘”라며 계속 떼를 썼다. 수현은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한두 번 서운한 기색을 보이더니 결국 한을 포기했다. 두 여자가 사촌이라는 사실을 알고 혼란스러워하는 한에게 진경은 “사촌인데 그게 뭐? 난 너 포기할 수 없어”라며 밀어붙인다. 한도 진경을 쉽게 받아들이고 결혼을 결심한다.

19일 방송에서 혼수 문제로 갈등이 생겨 진경의 엄마 동자(박해미)가 파혼하겠다고 나서자 진경은 “살면서 평생 한 번 하는 결혼인데, 좀 그쪽에서 해달라는 대로 맞춰주면 안 돼? 엄마 때문에 한이랑 결혼 못하면 죽어버릴 거야”라며 막무가내로 고집을 부렸다.

이렇듯 등장인물 간 급격한 감정의 변화를 시청자가 납득할 수 있게 보여주지 못하면서 “이유 없이 끼워 맞추려는 경향”(이소영), “한과 진경의 결혼은 상식 밖”(김부연), “상상력의 부재”(박순예), “진경의 행동은 철없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상담 및 치료가 필요한 수준”(김용수)이라는 시청자들의 비난이 홈페이지 게시판에 잇따르고 있다. 박한별의 연기력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수현의 아버지가 사고로 죽은 줄 알았으나 기억상실증에 걸려 새 가정을 이뤘으며, 수현의 사촌 진우(오만석)와 수현의 아버지가 새로 얻은 딸 나윤(조안)이 좋아한다는 설정도 억지스럽다는 지적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