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함 절도 범인은 전문 도굴범? 경찰 공개 수배

  • 입력 2009년 8월 20일 17시 04분


‘유골함 절도는 전문 도굴범 소행?...범행 시기 4일 밤 추정.’

고 최진실 유골함 절도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범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해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양평 경찰서는 20일 오후 3시 소회의실에서 CCTV 녹화 영상을 공개하며 “관리소 측이 도난 신고를 한 시점보다 10일 정도 앞선 8월 4-5일 이틀 사이에 범행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공개된 CCTV 영상에 등장한 용의자는 40대 정도의 나이에 178㎝ 가량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남자로 얼룩 무늬가 새겨진 위장복 차림이었다.

용의자가 사건 현장인 최진실 묘소에 처음 등장한 때는 4일 오후 9시55분께. 묘소 주변을 둘러보던 그는 잠시 사라졌다가 50분 여 뒤인 오후 10시44분쯤 공업용 포대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준비한 포대에서 해머를 꺼낸 남성은 2분 뒤인 오후 10시46분 화강암으로 이뤄진 묘소 아랫부분을 ‘불꽃이 튀도록’ 세게 내리쳤고 이후 세 차례 정도 더 때려 묘소 일부를 부수었다. 이후 오후 10시48분께 용의자는 묘소 안에 안치돼 있던 유골함을 꺼내 조심스레 품에 안고 묘소 오른쪽으로 사라졌다.

범인의 주도면밀함은 범행 다음 날인 5일 새벽 찍힌 CCTV 영상에서 증명됐다. 오전 3시46분쯤 걸레와 빗자루를 들고 다시 묘소에 나타난 그는 현장을 2분간 깔끔히 치우고, 정돈했다.

경찰은 문제의 남성이 공업용 포대와 해머를 미리 준비한 점, 또 증거 인멸을 위해 걸레와 빗자루까지 동원해 깨끗이 청소하고 나간 것 등으로 미뤄 우발적인 범행이 아닌 치밀한 사전 계획 하에 행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경찰은 CCTV 영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용의자가 전문 도굴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 앞으로의 수사 방향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언론 브리핑에 나선 우재진 수사과장은 “CCTV 영상에 나오는 묘소 훼손 장면을 자세히 보면 범인은 화강암의 가장 약한 부분이 모서리임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며 “여러 정황으로 미뤄 범인이 전문 도굴범일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경찰은 이날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다 ‘정교화’하는 작업을 통해 범인의 몽타주를 작성, 공개 수배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경찰은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공개 수배도 염두하고 있다”며 “범행 당시 상황을 담은 CCTV 영상을 공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범행 모습과 시기 등 부진했던 그동안의 수사 진행을 만회할 증거가 확보됨에 따라 범행 용의자 또한 압축될 여지가 많아졌다. 하지만 경찰은 이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좁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그 대상이 “수십 명 선”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양평(경기)|스포츠동아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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