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시상식 ‘그들만의 잔치’… 상 나눠주기 여전

  • 입력 2009년 1월 2일 07시 48분


MBC 대상까지 공동수상 원성 사… 내핍경영 말 뿐 3시간 가까이 고무줄 편성

‘상은 없고, 줄 사람은 많고.’

김혜자와 문근영이 12월31일 열린 KBS와 SBS의 ‘방송연기대상’에서 각각 대상을 차지하며 지상파 3사의 연말 시상식이 마무리됐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상파 3사의 큰 잔치인 연말 시상식은 규모나 화려함에서 매년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시상식의 핵심인 수상자의 면면이나 내용을 보면 구태의연한 모습을 반복해 ‘전파낭비’란 지적을 받고 있다.

올해 역시 연말 시상식의 고질병으로 지적된 ‘공동수상’ 남발과 ‘상 나눠주기’ 폐습은 여전했다. 12월31일 시상식에서 KBS의 경우 정진영, 최정원, 이하나가 미니 수목극 부문 우수연기상을 공동수상했고, 베스트커플상과 조연상, 신인상 등에서도 공동수상자가 나왔다.

SBS의 경우는 올해 수상 분야를 특별기획과 스페셜, 연속극 등으로 세분해 전에 비해 수상자를 4명이나 늘렸다.

신인들에게 주는 뉴스타상의 경우에는 아예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늘려 무더기 공동수상자가 나왔다. 최우수연기상 역시 김하늘과 송윤아가 공동으로 수상했다. 결국 시상식이 열린 두 시간 반 동안 40여명이 상을 받았다.

MBC의 경우에는 올해 시청자들의 원성을 가장 많이 샀다. 방송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 우수상, 신인상은 물론 가장 큰 대상까지 공동수상이 이어졌다.

특히 김명민 송승헌이 공동으로 수상한 대상은 시상식 이후 누리꾼을 중심으로 공정성 시비를 불러 일으켰다.

시청자들은 방송이 끝난 후 “아무리 방송사 ‘집안잔치’라고 하더라도 시상식이 얼굴만 비추면 상을 주는 개근상이냐”고 질타했다.

‘공동수상’과 ‘상 나눠주기’에 못지않게 ‘전파 낭비’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KBS와 SBS는 31일 밤 10시에 시작한 시상식을 12시 반까지 2시간 반 동안 진행했다.

SBS는 시상식 도중 일산 탄현세트를 연결, ‘스타의 연인’에 출연 중인 최지우와 유지태를 인터뷰했고, KBS는 3일부터 시작하는 ‘천추태후’의 배우들을 소개하는 데 열을 올렸다.

그동안 방송사들은 ‘드라마 제작 위기’와 ‘고액 출연료 거품론’을 주장하며 내핍경영을 외쳤다. 하지만 밀도있게 진행하면 1시간 30분이면 끝날 연말 시상식을 3시간 가까이 끌고 가는 모습은 경영 위기를 외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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