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더더 “더 넓어지고 더 깊어졌어요”

  • 입력 2008년 11월 27일 07시 51분


록 밴드 더더(사진)는 1997년 ‘딜라이트’로 데뷔하면서 국내 음악계에는 적지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전까지 잘 접하기 어려웠던 경쾌하고 담백한 모던록은 당시 가요계에서는 ‘싱거운 록’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대중은 열광했다.

신선하고 실험적인 음악으로 데뷔한 더더는, 그 후 12년간 꾸준히 실험하고 변모해왔다. 보컬이 두 번 바뀐 것도 그 요인이고, 음반시장의 장기 불황도 더더에게 늘 실험하고 도전하게 만드는 자극을 줬다.

최근 1년6개월 만에 6집 ‘하프 더 타임’을 발표한 더더는 박혜경, 한희정에 이어 5집부터 세 번째 보컬 명인희(사진왼쪽)를 맞았다. 보컬이 바뀌고 두 번째 앨범 즉 2집과 4집, 이번 6집이 특히 실험성이 가장 강하고 변화의 폭도 컸다. 더더는 김영준(사진오른쪽·기타), 명인희(보컬), 이창희(베이스), 조민혁(드럼) 등 네 사람으로 이뤄졌지만, 김영준과 명인희 두 사람만 더더란 이름으로 활동한다.

“5집 땐 예전 보컬과 비교하는 눈길 때문에 부담도 많았어요. 완성도가 높지 않은 가운데 나온 곡도 있어서 아쉬웠죠. 하지만 6집은 성숙했고, 만족도도 높아요. 5집 땐 자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앨범이 있어서 6집이 더 잘 나올 수 있었어요.(명인희)”

이번 6집 ‘하프 더 타임’은 김영준의 실험적 재량이 마음껏 발휘돼, 밴드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 스타일의 폭을 넓힌 변화가 잘 드러나 있다.

이런 음악적 진화는 이른바 ‘헝그리 정신’에서 온다. 음반시장의 현실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음악에 집중했고, 실험을 하게 되고, 또 어려운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도 생겨났다.

더더는 이번 앨범을 자체 프로듀싱한 것은 물론 녹음, 믹싱. 마스터링까지 모든 공정을 직접 맡았다. 재킷도 직접 제작했다.

“큰 파장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스턴트 같은 음악 속에서 대중의 기억에 남고, 이 음악이 잘 되면 하나의 새로운 장르가 돼, 조금씩 음악계를 바꿔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명인희)”

타이틀곡 ‘여자이니까’는 미디엄 템포 속에 스트링 사운드의 극적인 연주와 날카로운 기타가 어우러져 감성이 넘친다. 이밖에 ‘굿모닝’ ‘아이 미스 유’ ‘나는 락스타’ ‘나쁜씨!’ 등 12트랙이 6집에 채워졌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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