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레루’로 알려진 테루유키는 ‘일본의 송강호’로 불리는 연기파 배우.
옴니버스 영화 ‘도쿄!’에서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흔들리는 도쿄’의 주연을 맡은 그는 15일 열린 언론시사회에 맞춰 내한했다.
테루유키는 이날 시사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살인의 추억’은 구멍이 나도록 본 영화”라며 “ ‘유레루’의 엔딩에서 지은 표정과 ‘살인의 추억’ 속 송강호의 마지막 모습이 닮았다는 평가를 듣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일본영화엔 없는 파워풀함이 한국영화의 가장 큰 특징인데 그 파워풀함의 이면에는 진지함이 묻어나는 코믹 요소가 존재한다. 그래서 한국영화를 좋아하고 어쩔 수 없이 송강호의 출연작들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효자동이발소’를 감명 깊게 봤다. 극중 송강호의 화장실 연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 가족들 몰래 집에서 따라해 봤는데 송강호를 넘어설 수 없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한 함께 작업한 봉준호 감독에 대해서는 “세밀함과 거대함을 동시에 지닌 놀라운 감독”이라고 평가한 뒤 “‘살인의 추억’에 이어 ‘괴물’을 봤는데 봉 감독의 크기에 일본의 모든 감독들이 경외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존경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도쿄!’가 옴니버스 작품이지만 봉 감독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벅차다”며 “비록 언어는 다르지만 나와 봉 감독 속엔 같은 종자가 있어 그 종자끼리 잘 공명이 돼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극중 은둔형 외톨이인 히키코모리로 분한 테루유키는 피자배달원 소녀(아오이 유우)를 사랑하게 돼 11년 만에 집 밖으로 나오는 독특한 인물을 연기했다.
봉준호 감독과 테루유키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은 ‘도쿄!’는 봉 감독의 작품 외에도 ‘이터널 선샤인’의 미셀 공드리 감독이 내놓은 ‘아키라와 히로코’와 ‘퐁네프의 연인들’로 유명한 레오 까락스 감독의 신작 ‘광인’ 총 3편으로 구성됐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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