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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9일 0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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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수 MC몽은 소속사 M.A 와일드독과 재계약을 맺었다. 그는 왕성한 음반, 방송활동을 바탕으로 각종 외부 행사에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이른바 ‘블루 칩’ 스타. 당연 재계약을 앞두고 수억 원의 계약금을 제시하는 유혹이 있었다. MC몽 스스로 “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채를 살 돈을 제의받았다”고 실토할 정도로 다른 기획사의 러브콜은 강했다. 하지만 MC몽은 돈 보다 데뷔 이후 10년을 함께 한 현 소속사와의 의리를 택했다.
요즘 연예계는 소송을 비롯한 각종 법정 분쟁이 잦다. 특히 소속사와 연예인간의 계약을 둘러싼 갈등이 부쩍 많아졌다. 계약 조건에 대한 이견, 타 기획사 이적 논란, 수익금 배분에 대한 분쟁 등을 법정 다툼을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런 풍토 속에서 “나는 돈보다 의리”라고 외치며 현실적인 이익보다 정과 인연을 고집하는 ‘유별난 스타’들도 있다.
발라드 스타 테이도 의리 때문에 현실적인 이익을 포기했다. 테이는 계약 기간이 만료돼 새로 전속계약을 맺을 시기가 오자, 과거 무명 시절 자신을 발굴해 스타로 키워준 음반 제작자가 운영하는 회사를 찾아갔다. 확실한 고정 팬을 가진 테이가 계약 기간이 끝나간다는 소식이 들리자 역시 많은 기획사들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영입하러 나섰다.
그러나 그는 이를 모두 마다하고 오히려 “다른 곳만큼 좋은 대우를 해주기 어려운데 어떻게 하냐”며 걱정하는 데뷔 시절 제작자의 회사와 흔쾌히 계약을 했다.
인연을 중시하는 연예인을 꼽을 때 배우 조승우도 빼놓을 수 없다. 조승우의 현 매니저는 PL엔터테인먼트 송혜선 대표다. 송혜선 대표는 조승우의 데뷔작 ‘춘향전’ 제작사 태흥영화사 기획실장 출신. 임권택 감독의 작품 ‘춘향전’에 출연하기 위해 오디션을 보러 온 스무 살 대학생 조승우와 처음 인연을 맺은 이래 9년째 동고동락하고 있다.
2005년 조승우가 영화 ‘말아톤’으로 흥행 스타가 됐을 당시 엔터테인먼트계에 코스닥 상장 열풍이 불며 많은 스타들이 막대한 계약금을 받고 소속사를 옮겼다. 하지만 조승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송혜선 대표와 함께 일하며 뮤지컬 ‘헤드윅’, 영화 ‘타짜’ 등의 성공신화를 썼다.
최근 SBS ‘내 남자의 여자’, MBC ‘천하일색 박정금’ 등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탤런트 배종옥도 현 소속사 대표와 10년째 함께 하고 있다. 배종옥과 소속사 대표는 단순히 매니저와 배우 관계가 아닌 친구 같은 사이. 그래서 소속사 대표가 배종옥을 부르는 호칭도 “선배”이다.
한 연예관계자는 “소속사와 연예인 사이의 계약은 물건 매수 매입이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간적인 교류다”며 “연예인이나 기획사나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지만 그 이익을 이루어내는 것은 정교하고 발 빠른 계산이 아닌 사람에 대한 믿음이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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