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10월 8일 07시 5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안방극장을 휘어잡는 ‘튀는’ 캐릭터가 탄생했다. 입만 열면 독설, 사람에게 상처 주는 일이 특기인 주인공은 지휘자 강마에(김명민 분). MBC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천재 지휘자라고 불리지만 클래식을 향한 집념을 뺀다면 콤플렉스 많은 약점 투성이 인간이다. 강마에가 독특한 캐릭터로 인정받으면서 시청자들은 “인기 미드의 주인공 하우스 박사와 음악가 살리에르의 삶이 강마에 속에 녹아있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고 있다.
○ 강마에·하우스, 인간적 결함이 있는 천재
강마에가 등장한 뒤부터 줄곧 비교 대상에 오른 주인공은 인기 미국 드라마 ‘닥터 하우스’의 주인공 하우스 박사다. 독설을 일삼는 말투와 세상을 손안에 쥔 듯한 자만한 행동은 두 캐릭터의 공통점.
상대를 비꼬는데다 상대의 상처받는 모습마저 즐기는 두 인물은 드라마에서 각종 ‘독설어록’을 만들어내며 눈길을 끈다.
하지만 강마에와 닥터 하우스가 시청자의 공감을 얻는 부분은 둘 다 뿌리 깊은 콤플렉스를 가졌다는 점이다. 강마에는 사실 피나는 노력으로 실력을 쌓은 인물. 때문에 피해의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사람관계에서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 밑바닥에 가깝다. 음악처럼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간관계로 인해 난생 처음 혼란에 빠지지만 이를 통해 진정한 성장을 이룬다.
닥터 하우스의 결함은 다리장애다. 그는 장애를 앓는 사실을 반복해 알리고 주위에 보호를 강요한다. 때때로 찾아오는 다리통증을 극복할 때 비로소 진짜 의사로 변모한다는 점에서 강마에와 같은 성장통을 겪는다.
○ 강마에·살리에르, 천재를 라이벌로 둔 슬픔
강마에는 입버릇처럼 “신은 천재를 만들지 않았다”고 말한다. 때문에 그가 경계하는 대상은 타고난 천재다. 드라마에서 강마에의 경계대상은 고교동창이자 천재 지휘자로 등장하는 정명환. 정명환은 강마에를 끈임없이 자극하면서 마치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와 그를 뛰어넘지 못해 괴로워했던 살리에르의 관계를 연상시킨다.
강마에를 연기하는 김명민의 생각도 비슷하다. 그는 “강마에와 김명민 모두 노력형 인간”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모차르트보다는 살리에르에 가깝다고 인정했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강마에가 발휘하는 카리스마에 힘입어 시청률 20%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상반기부터 드라마에 있어서 오랜 침체기에 빠졌던 MBC는 ‘베토벤 바이러스’가 인기를 얻자 현재 2∼3회 연장을 논의하고 있다.
이해리 기자gofl1024@donga.com
[관련기사]‘똥·덩·어·리’ 베토벤도 울고 갈 독설…강마에니까 가능
[관련기사]김명민 “내 연기근원은 오기…‘강마에 포스’ 위해 눈썹 밀어”
[관련기사]‘베토벤 바이러스’ 까칠 명민·치매 순재 시청자 감염시켰다
[화보]베토벤도 울고갈 포스의 소유자 ‘강마에’ 김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