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이한위 코믹연기 배꼽잡네…영화 ‘울학교 이티’

  • 입력 2008년 9월 6일 08시 13분


‘해고 위기’ 체육교사의 영어교사 변신기…‘입시지옥’ 현실적으로 그린 휴먼 코미디

우연히 받은 촌지에 감동하고 아이들의 싸움을 말리기는커녕 돈내기로 싸움을 부추긴다. ‘열공’은 ‘열심히 공차자’의 준말일 뿐이며 자율학습시간엔 첫사랑을 떠올리며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야쟈 땡땡이’는 다반사. 그야말로 ‘철밥통’을 자랑하는 ‘불량’교사다.

고지식하다고 해서 ‘이티’(ET)로 불리는 그는 그러나 촌지로 가난한 아이들의 학업을 돕는다. 또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란 직업에 누구보다 큰 자부심을 지녔다. 그의 담당과목은 체육. 하지만 국어, 영어, 수학 등 입시 위주의 학교 교육에서는 중요치 않으며 그는 해고의 위기에 내몰린다. 대학 시절, 짝사랑하는 여자를 따라 영어교사 자격증을 딴 사실을 떠올리며 영어교사로 변모하기 위한 험난한 길에 나선다.

11일 개봉하는 휴먼코미디 영화 ‘울학교 이티’(감독 박광춘·제작 커리지필름)는 체육교사 천성근(김수로)이 학교에 남기 위해 ‘ET’(English Teacher), 영어교사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벌이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린다. 줄거리의 얼개는 얼핏 ‘입시지옥’과도 같은 학교 교육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하지만 영화는 그 같은 현실에 진지하게 맞서지 않는다. 천성근이 벌이는 해프닝을 따라가며 과도하지도, 과장되지도 않는 설정 속 웃음을 선사한다. ‘울학교 이티’가 주는 최대 매력도 그 같은 자연스런 웃음에 있다.

영화는 또 이어지는 웃음 속에서도 깊은 갈등의 고리를 곳곳에 걸어두었다. 그 고리는 헐겁지 않다. 천성근과 교장(이한위), 문제아와 우등생 등 풍부한 캐릭터들이 겪는 갈등은 그럴 듯한 현실을 그려가며 이를 풀어가는 과정은 따스한 감성을 한껏 배어나게 한다.

김수로와 이한위 등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들의 열연은 자연스런 웃음을 더욱 크게 하며 현실을 온전하게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웃음과 현실, 그리고 뒤에 남는 감동과 그래서 더욱 또렷하게 ‘입시지옥’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힘. ‘울학교 이티’는 휴먼코미디 장르의 모범적인 사례로 남을 만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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