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에서 제작진은 한국 농촌으로 시집온 베트남 여인을 만났다. 사진만 본 남편과 15일 만에 결혼한 그녀에게 돈 보고 시집 온 여자라는 편견은 감당하기 힘들었다. 시동생의 이혼이 남긴 조카의 양육도 고스란히 그녀의 몫. 깨어진 코리안 드림으로 그녀의 마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 고향으로 향한다.
16세 가출 소녀가 있다. ‘조건만남’으로 재판까지 갔던 그녀에게 남자 어른은 잔인한 기억이었다. 소녀의 요구로 제작진과의 인터뷰는 남자 스태프가 빠진 상태에서 진행됐다. 남자 어른을 보기만 해도 그녀가 두려움에 떨었기 때문.
제작진은 가정폭력에 15년간 시달린 여자도 만났다. 남편은 격투기 선수였다.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갔지만 이혼은 할 수 없었다. 남편의 폭력보다 이혼녀를 바라보는 시선이 더 무서웠다.
남편을 잃고 모진 세월을 견딘 할머니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25년 전 어느 날 나란히 출근했던 두 아들이 싸늘한 시신과 반신불수가 되어 돌아왔다. 지금까지 할머니는 뺑소니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둘째 아들을 돌보고 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