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에선 이효리·서인영 사생활 카메라에

《이제 안방극장은 ‘날 것’의 전성시대다. 잘 정제되고 꾸며진 것이 아닌, 거칠고 미숙하더라도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콘텐츠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무릎팍 도사’, ‘무한도전’, ‘1박2일’ 같은 프로그램들이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이런 경향을 대변해준다. 문화 소비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광고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 CF 속의 스타들은 더 이상 예쁜 척을 하지 않는다.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 완벽하고 우아한 자태를 보여주지 않고, 우리네와 별로 다를 것 없는 일상적인 모습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심지어 그동안 언론의 취재에 꽁꽁 숨기던 사생활을 아예 프로그램 소재로 내놓는 프로그램들도 등장했다. 이효리, 성시경, 서인영 등은 예전에는 카메라의 접근을 거부하던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을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가족과 고스톱을 치며) 여기서 쌀 줄 알았나?”(이효리)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시간) 교수 말 중에 오케이 밖에 못 알아듣겠네.”(서인영)

‘멍한 모습으로 TV를 시청하는 성시경.’

스타의 사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날 방송’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전혀 가공하지 않은 ‘날 것’으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시청자들은 ‘어, 신선한데’라는 반응을 보이며 한 번 더 눈길을 보낸다.

이효리는 Mnet ‘오프 더 레코드 효리’(연출 최재윤)에서 스타가 아닌 인간 이효리의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준다. 서인영은 같은 채널에서 방영하는 ‘서인영의 카이스트’(연출 김용범)에서 24시간 동안 자신의 일상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방송에서 이효리는 ‘섹시 이미지’와 관련해 시청자와 누리꾼의 싸늘한 반응에 눈물을 흘리고, 잠들기 전 생얼을 공개하며 “새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고 나에 대한 여러 가지 편견이나 잘못된 생각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인영은 대학교 면접을 보면서 교수의 말에 마음을 상해 “기분이 장난 아니다. 제발 카메라를 꺼 달라”며 “24시간 사생활을 공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호소한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어 하면서도 일상의 모습을 그대로 공개한다.

성시경은 방송은 아니지만 26일 열리는 콘서트에서 ‘시경이가 들려주는 성시경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집과 일과 등을 공개한다. 성시경은 아침에 깨기 싫어 안 일어나고 버티는 모습, 빡빡한 일정 때문에 매니저에게 짜증 부리는 모습 등 숨겨져 있던 일상을 담았다.

‘오프 더 레코드 효리’와 ‘서인영의 카이스트’의 엠넷미디어 한동철 PD는 “스타들은 자의든, 타의든 왜곡된 이미지로 비쳐진 것들이 많은데,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이면을 공개해 솔직한 반응을 얻고 싶어한다”며 “최대한 꾸밈없이 보여줌으로써 그 속에서 대중들은 재미를 느끼고 친근하게 다가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