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김대희 삭발한 진짜 이유?

  • 입력 2007년 11월 20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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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을 위한 개그가 아닌 개그를 위한 삭발이었다. 그런 기회가 온다면 또 할 것이다.”

그는 프로 개그맨이었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의 ‘대화가 필요해’ 코너에서 후배 장동민에게 자신의 뒷머리를 과감히(?) 내준 김대희는 “개그를 사랑하고 열의가 있는 개그맨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는 20일 오후 스포츠동아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가 삭발 이야기가 나왔다. 가발을 쓰고 가짜 머리를 자른다면 사실성이 떨어졌을 것이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머리를 직접 자르겠다고 하면 “정말 자르겠느냐”는 시청자들의 ‘설마’를 노렸다고 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 장면을 본 시청자와 당시 녹화 현장에 있던 관객들은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 갈채를 보낸 것.

“당일 녹화를 끝내고 무대에 내려와 인사를 할 때 감동 받은 관객들의 반응이 무대에서 느껴졌다. 하지만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 정도는 정말 몰랐다.”

하지만 그는 삭발에 관련해 아쉬운 점을 드러냈다.

“장동민, 신봉선, 작가와 넷이 함께 아이디어 회의를 했다. 하지만 한 언론에서는 ‘장동민의 오버 때문에 삭발’이라고 보도했다.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코너를 위해 어렵게 삭발을 결심했는데 장동민 때문에 삭발까지 한 듯 보여 아쉬웠다.”

뒷머리 절반이나 잘려 나간 머리가 다음 주 개그에 지장을 줄까 걱정인 그는 “내일(21일) 결정날 것 같다. 머리를 가지고 개그에 쓸 생각은 없다. 가발을 쓰고 촬영할 지 생각중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결혼한 그에게 부인이 걱정하지 않았냐고 묻자 “의외로 담담하더라. 동료들이 ‘형수님 독하시다’ 라고 했다. 방송으로 볼 때는 오히려 더 웃더라. 돌 지난 딸은 자고 있는 나의 뒷머리를 신기하게 쓰다듬으며 깨운다”라고 말했다.

삭발 개그를 마친 후 분장실에 있던 선후배들이 모두 나와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최고’라고 해줬을 때 개그맨으로 사는 게 행복하다고 느꼈다고.

방송 이후 게시판에 들어가 반응을 봤다는 그는 “90% 정도가 대단하다고 칭찬해 주셨다. ‘꼭 저래야 했나’라는 의견도 있는데 앞으로라도 개그를 위한 삭발이라면 또 할 것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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