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미디어]씨앤앰 지역채널 시민기자 정혜숙 씨

  • 입력 200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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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엄마’ 정혜숙 시민기자가 카메라 앞에 섰다. 아이템 발굴부터 취재, 인터뷰까지 모든 뉴스 제작 과정에 참여한 ‘C&M 시민기자 리포트’는 지역채널(4번)에서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6시 방영된다. 사진 제공 C&M
‘고3 엄마’ 정혜숙 시민기자가 카메라 앞에 섰다. 아이템 발굴부터 취재, 인터뷰까지 모든 뉴스 제작 과정에 참여한 ‘C&M 시민기자 리포트’는 지역채널(4번)에서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6시 방영된다. 사진 제공 C&M
아이템 발굴부터 취재-인터뷰까지 “고3 엄마, 프로기자 다 됐죠”

“이곳에 가득 찬 1만여 점의 분재가 모두 제 빛깔을 뽐내듯 흙먼지 묻은 옷차림의 김재인 관장에게서도 깊은 철학이 느껴집니다. 씨앤앰(C&M) 뉴스 정혜숙 시민기자입니다.”

카메라를 향해 멘트를 날리는 폼이 프로기자 못지않다. 10월부터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C&M에서 시민기자로 활동 중인 ‘고3 엄마’ 정혜숙(47) 씨.

C&M은 지역채널(4번)을 통해 10월부터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6시 ‘C&M 시민기자 리포트’를 방영 중이다. 전직 교사에서 이동도서관 사서, 장애인 학부모단체장까지 다양한 주민이 마이크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선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방송권역 내 15개 자치구별로 1명씩 선발된 시민기자들은 아이템 발굴부터 취재, 인터뷰까지 모든 뉴스 제작 과정에 참여한다.

2일 만난 정 씨는 아들을 학원에 보내고 오는 길이었다.

“기사도 다 못 외웠는데 스탠딩 하면서 멘트를 치라고 하니…. 혀도 꼬이고 스텝도 꼬이고 한마디로 꿔다 놓은 보릿자루였죠, 뭐. 매일 보는 뉴스에서는 모든 게 쉬워 보여도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니 머릿속이 하얘지던데요.”

아직 방송 경력은 초급이지만 가정에서는 주부 9단. 주부 경력 23년차로 대학교 3학년 딸과 수험생 아들이 있다. 일단 엄마의 ‘데뷔’를 두고 식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남편과 아들은 TV 뉴스에 내가 나오는 사실 자체가 마냥 신기한가 봐요. 그런데 딸은 목소리가 이북 사람 같다며 냉철하게 지적해 주네요.”

그의 기자 생활은 작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역 봉사활동을 해오던 그는 동사무소 추천으로 서울 서초구 반포1동 명예주부기자가 됐다. 매월 발행되는 ‘서초소식’ 참여란에 기사 및 칼럼을 송고하며 구내 모니터링 활동을 해온 것. 서초구 뒷골목 평가부터 책읽기 피서 등 지역 내 소소한 뉴스들이 모두 그의 취재 대상이다. 시민기자로 ‘스카우트’된 것도 남들보다 한발 빠른 취재력 덕분이었다.

멋모르게 지나간 첫 방송과 달리 두 번째 방송부터는 제법 여유도 생겼다. “이제 편집의 묘미를 알았다”는 그는 방송에 맞는 억양과 발음에 신경을 쓴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기자로서 더욱 ‘까다로운 눈’을 갖게 된 것이다. “얼마 전 서울 광진구에서 하고 있는 쓰레기 양심거울 기사를 보고 왜 우리 구에서는 하지 못할까 생각했죠. 어떻게 하면 기사가 될까 생각하니 구석구석 눈이 돌아가네요.”

격주에 한 꼭지씩 맡고 있는 정 씨는 방송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돼 분재박물관, 강남성모병원, 강남 LP판 카페 등 현장 곳곳을 누볐다. 그가 전달하는 뉴스는 딱딱한 스트레이트 기사가 아닌 마음이 따뜻해지는 휴먼스토리 위주다.

“60대에게 가장 공감할 수 있는 기사는 60대 기자가 가장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정 씨는 기자로서 포부도 당당히 밝혔다. “50, 60대가 되면 더 넓은 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겠죠? 그땐 고발정신보다 칭찬정신을 잃지 않는 기자가 되고 싶네요.”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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