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 그 닭살 커플, 정말인 줄 알았는데…

  • 입력 2007년 11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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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윈도 부부’였다. 최근 결혼 11년차 박철-옥소리, 26년차 이영하-선우은숙 부부의 파경이 화제다. 대중은 ‘잉꼬부부’로 알려진 이들의 이혼에 당혹감과 호기심을 동시에 내비치고 있다. 더욱이 박철과 옥소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혼 사유에 대한 진실게임을 펼쳤고 인터넷 매체가 이를 스포츠경기처럼 생중계하면서 이들의 이혼은 연예뉴스를 넘어 사회적 이슈로 확대됐다. 아무 연고도 없는 연예인의 이혼에 왜 대중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가. 스타의 이혼을 둘러싼 세 가지 궁금증을 풀어 본다.》

■ 연예인 부부들의 잇따 른이혼… 세가지 궁금증

○ 왜 연예인 중에는 유독 원앙부부가 많을까

행복해 보여야 출연요청-부수입 늘어

연예인 커플은 대부분 ‘원앙부부’ ‘닭살커플’처럼 보인다. 박철과 옥소리는 파경 한 달 전인 9월 7일 KBS2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에 출연해 애정을 과시했고, 이영하-선우은숙도 지난해 결혼 25주년 리마인드 웨딩을 가졌다. 최진실-조성민, 이승환-채림 등 수많은 이혼 연예인 부부들도 TV 속에서 결혼생활의 행복을 과시했다.

방송계에서는 ‘연예인 특유의 감성’이 착시현상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부부 금실을 과시하고 불화를 드러내려 하지 않는 점은 누구나 마찬가지이지만, 연예인들의 경우 특유의 감성으로 인해 부부 관계의 과장이 초래된다는 것이다. 문화평론가 이영미 씨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사는 연예인들은 감정을 표현할 때 보통 사람보다 표현의 정도가 세다”며 “보통사람 정도의 감정으로 사랑을 표현해도 수위가 훨씬 높아 보이는 게 ‘연예인 부부=원앙부부’로 보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연예인들은 ‘원앙부부’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원앙부부로 알려진 스타들은 ‘결혼 후 자연스러운 인터뷰→부부를 대상으로 한 광고 출연 등 노출이 늘어나면서 행복한 부부로 이미지 고착→이후 잘 살고 있을 거란 고정관념 형성’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의 이은지 PD는 “원앙부부 이미지에 부담감을 느끼는 연예인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왜 내 일도 아닌데 자꾸 관심이 갈까

연예정보 넘쳐 스타와 교감한다고 착각

선우은숙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이혼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서로 구속받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모호한 답변인데도 일부 중년부부는 “친한 친구의 이혼에도 무덤덤한데 왠지 이들의 이혼은 남 이야기 같지 않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백산정신과 부부가족클리닉 박수룡 원장은 “어떤 부부라도 때론 같이 사는 게 지겹다는 생각이 드는데 사회적 관념 때문에 드러내지 못한다”며 “하지만 대중의 욕망을 대변하는 연예인들이 자기감정에 충실한 것을 보면 공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각종 매체로 인한 연예인 정보 포화가 대중에게 스타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킨다는 지적도 있다. 김창남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스타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미디어에서 쏟아지다 보니 사람들은 마치 연예인과 친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 왜 기자회견까지 열어 진실게임 벌일까

재산분할 복잡… 소송서 유리한 고지 선점

“한지붕 아래 살면서 따뜻한 대화 한 번 한 적 없다.” “간통으로 형사 고소했다.” 옥소리 박철 부부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연예인들은 법적 정리가 끝난 한참 뒤 이혼 사실을 털어놨다.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 하지만 2000년 이미연이 이혼을 공식 발표한 이래 연예인들의 이혼 기자회견의 빈도는 늘어났다. 최근 최진실, 신은경 등 이른바 ‘돌싱(돌아온 싱글)’들의 왕성한 활동으로 ‘이혼=나쁜 연예인=인기 하락’이라는 법칙이 깨졌다.

일각에서는 이혼 기자회견은 각종 소송, 이혼 사유 공방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스타들에게 이혼은 광고 출연료를 반환하거나 위약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옥소리도 기자회견에서 “박철과 사이가 좋지 않았음에도 금전적 이유로 부부 동반 CF에 출연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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