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영화]가족과 볼까… 연인과 볼까… 친구랑 볼까…

  • 입력 2007년 9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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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국밥 재벌 권순분(나문희) 여사, 어리버리 세 남자에게 납치당하다! 그러나 자식들 때문에 열 받은 권 여사는 직접 500억 원의 몸값을 받아 준다는데…. 60대 여배우 나문희의 열연에 요즘의 부모 자식 간에 대한 교훈도 있다. 명절용 코미디로 무난하지만 후반부가 길게 느껴진다. 15세 이상

# 두 얼굴의 여친

연애 한번 못해 본 ‘찌질’한 인생 구창(봉태규), 학교에서 순진하고 귀여운 아니(정려원)를 만나지만 그녀는 가끔 욕설과 폭력을 일삼는 무서운 여자로 변하는 다중인격장애 환자.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떠올리게 하는 설정이 많아 식상하지만 만화적인 발랄함이 귀엽고 정려원의 두 모습을 보는 잔재미가 쏠쏠하다. 15세 이상

# 상사부일체

두사부일체 시리즈 3편. 대학을 졸업한 영동파 넘버 2 조폭 계두식(이성재)은 조직을 글로벌화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따라 대기업에 위장취업하는데, 상사의 횡포와 회사의 비리에 그의 분노가 폭발한다. 싹 물갈이한 출연진으로 다시 찾아왔다. 아무리 욕먹어도 관객은 좋아하는 시리즈, 과연 그 자리를 이번에도 지킬까? 15세 이상.

# 마이 파더

한국 출생 입양아 제임스 파커(다니엘 헤니)는 친부모를 찾아 미군으로 한국에 온다. 22년 만에 친아버지 황남철(김영철)을 만나지만 아버지는 두 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형수. 실화가 전하는 감동에 깔끔한 연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 준 다니엘 헤니의 연기도 합격점. 15세 이상.

#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작가 최인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홀어머니와 친구처럼, 애인처럼 지내던 작가 최호(하상원, 하명중)가 어머니를 떠났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 재회하고, 나중에 죽은 어머니를 추억한다. 투박하고 진부하지만 진정성은 있다. 전체 관람가.

# 즐거운 인생

백수인 기영(정진영), 힘겨운 가장 성욱(김윤석), 기러기 아빠 혁수(김상호)는 대학 시절 같은 밴드 멤버였던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밴드를 재결성한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자’는 이야기. 예상을 벗어나지 않지만 움츠러든 40대 가장들의 등을 토닥여 주는 따뜻함이 있고 록 음악이 주는 흥겨움이 세대 간의 화합을 가능하게 한다. 전체 관람가.

# 호랑이와 눈

‘인생은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가 말하는 ‘사랑은 아름다워’. 시인 아틸리오(베니니)는 매일 꿈속에서 만나 사랑을 고백하는 여인에게 현실에선 냉대만 당하는데. 그녀가 이라크에서 폭격을 당했다는 소식에 전장으로 달려간다. 전쟁의 공포 속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 12세 이상.

# 본 얼티메이텀

지적인 블록버스터. ‘본 아이덴티티’(2002년)와 ‘본 슈프리머시’(2004년)에 이은 본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기억을 잃고 자신이 누군지 찾아 헤매던 제이슨 본(맷 데이먼)은 자신을 살인기계로 만든 비밀조직에 대해 알게 되고 자신의 실체에 다가선다. 현실적이고 절제된 액션과 빠른 편집이 관객을 시종일관 숨 막히게 만드는 탁월한 오락 영화. 진지하고 심각하지만 전편들에 비해 대중적이라는 평가다. 12세 이상.

# 데쓰 프루프

전형적인 마초맨인 스턴트맨 마이크(커트 러셀)는 자신의 차가 100% ‘데스 프루프(death proof·절대 죽지 않는)’라며 미녀들을 유혹해 괴롭히기를 일삼는다. 어느 날 그에게 제대로 된 적수가 등장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보여 주는 극한의 에너지. 여간해서는 잊지 못할 강렬한 자동차 추격전이 펼쳐진다. 그 주인공은 여성들. 초반의 지루함은 좀 참아야 한다. 18세 이상.

# 사랑

사랑밖에 모르는 바보 같은 남자 채인호(주진모)는 사랑하는 여자 미주(박시연)를 ‘지켜 준다’는 약속을 하고, 이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망가지지만 그 약속을 처절하게 지켜 낸다. 경상도식 우정을 보여 준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만든 경상도식 사랑 이야기로 지독한 신파 멜로에 액션을 더해 힘 있게 밀어붙인다. 거칠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남자를 연기한 주진모의 재발견, 못된 건달 역할의 김민준의 변신도 볼거리. 15세 이상.

# 인베이전

정신과 의사 캐롤(니콜 키드먼)은 외계에서 온 물질이 잠자는 인간에게 침투해 정신세계를 바꾸어 놓음을 알게 된다. 감염자들은 다른 사람을 감염자로 만들려 하고, 도시는 혼란에 빠진다. SF소설의 고전 ‘신체강탈자’를 영화로 만든 밋밋한 스릴러. 15세 이상.

# 여름궁전

1980년대 후반 정치적 격변기의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 대학에 다니는 여대생 유홍(레이하오)은 저우웨이(궈샤오둥)라는 남학생과 격렬한 사랑에 빠진다. 사랑이 너무 깊어 불안해지자 이별을 선택하는 유홍. 이 무렵 톈안먼 사태가 난다. 역사 속에서 개인의 삶은 어떻게 변화됐을까. 중국 내에서는 상영이 금지됐던 작품. 18세 이상.

# 원스

사랑의 상처를 안고 사는 거리의 뮤지션인 남자(글렌 한사드)와 그의 노래를 듣는 가난한 이민자 여자(마르게타 이글로바)는 음악을 통해 친해진다. 남자는 여자의 격려로 오디션에 도전한다. 뮤지션 출신의 감독과 배우가 만든 음악 영화. 아일랜드 더블린의 풍경에다 귀에 딱 꽂히는 음악. 전체 관람가.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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