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욱-차태현 “소주에 DJ 낚였다”

  • 입력 2007년 3월 14일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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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히 고사하는 술자리에서 '수락해줘서 고맙다'는 인사 들었죠."

'한류스타' 안재욱과 차태현이 시쳇말로 제대로 낚였다(?).

내달 16일 오후4시에 첫 전파를 타는 '안재욱, 차태현의 Mr. 라디오' 의 더블 DJ를 맡게 된 두 사람은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KBS 2FM '2007년 봄 개편 설명회에서 "라디오 DJ는 전혀 예상 못했다. 일이 커졌다"며 웃음지었다.

그간 김홍철 담당 PD의 잇단 섭외 요청에 서로의 스케줄을 핑계 대며 한발씩 물러섰던 두 사람은 고사를 확정 지으려 나간 술자리에서 DJ를 수락했다.

안재욱은 "태현이의 영화 홍보 일정과 드라마 촬영 스케줄을 둘러대며 불가능한 조건을 하나씩 전했는데 모두 받아들여져서 오히려 당황했다"고 혀를 내둘렀고 차태현 또한 "재욱 형의 해외 활동 계획을 핑계 댔는데 '최악의 상황까지 배려하겠다'는 제작진의 의지에 깜짝 놀랐다"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 한 사람의 불가피한 스케줄로 참석이 불가능할 경우 남은 한 사람이 홀로 진행을 맡고, 두 사람 모두 진행이 불가능한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 예비 DJ를 두는 파격적인 기용 체제를 약속한 것.

하지만, "KBS에 휘말린 듯한 느낌"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두 사람의 마음속에는 라디오에 대한 깊은 사랑이 자리잡고 있었다.

차태현은 "라디오를 정말 좋아한다. 요즘 배우들이 라디오 홍보는 거의 안 하지만, 난 홍보때 5개 이상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꼭 찾는다. 편안한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고, 안재욱은 "요즘 제작진을 통해 청취자가 적어졌다는 말을 들을 때 상당히 안타깝다"고 애정을 표시했다.

두 사람은 영화 '라디오 스타'의 박중훈이 연기했던 '최곤'처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진행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라디오도 몇 분 단위로 끊고 사연을 읽는 짜여진 틀이 있는데 굳이 가져가지 않으려 해요. 사연을 세 개 읽어야 하는데 첫 사연이 와 닿으면 계속 진행할 수 있는 것이고, 둘이 있는데도 할 말 없으면 6곡을 내리 틀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웃음) 규격화 된 틀을 벗고 싶어요."(안재욱)

"저희들 새 앨범이나 과거 노래요? 우리 마음대로 트는 거죠. 저희 프로인데 (청취자들도) 이해해 주셔야죠. 제 노래 '아이러브유' 같은 경우는 딱 3분이라서 아무 때나 틀어도 괜찮아요."(차태현)

'연예계 마당발' 이라는 별명을 가진 두 사람은 '돌발 게스트'에 대한 기대치도 높혔다.

안재욱은 "말 그대로 '깜짝'이죠. 저희도 어떤 분을 모실지 모르죠. 특히 라디오 출연을 거의 안 하는 영화배우들도 시간이 맞으면 오실 수 있는 것이고, 별로 친하지 않은 분들도 저희가 전화해서 모시면 깜짝 놀라서 오실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웃길 것 같은 박중훈씨가 나와서 진지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고, 진지할 것 같은 정우성씨가 나와서 웃길 수도 있죠. 차태현씨 부인이 게스트로 나오실 수도 있겠죠.(웃음)"

'술 때문에 부담스러운 DJ에 낚였다'고 투덜대던 두 사람은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서로의 어깨를 툭 치며 정담(情談)을 나눈다.

"바로 술 먹으러 가자. 이 근처에 안주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 이제 우리 일찍 마시고, 좀 일찍 헤어지자."

이유나 스포츠동아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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