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줄기세포편’ PD가 인터넷에 영상 공개 파문

  • 입력 2006년 4월 12일 03시 02분


11일 오후 7시경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동영상으로 공개된 ‘추적 60분-섀튼은 특허를 노렸나’(가제) 편의 일부. 변호사 등과의 인터뷰를 근거로 제럴드 섀튼 교수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특허를 가로채려 했다는 주장을 담았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7시경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동영상으로 공개된 ‘추적 60분-섀튼은 특허를 노렸나’(가제) 편의 일부. 변호사 등과의 인터뷰를 근거로 제럴드 섀튼 교수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특허를 가로채려 했다는 주장을 담았다. 연합뉴스
KBS가 방송 불가 결정을 내렸던 ‘추적 60분-섀튼은 특허를 노렸나’(가제) 편의 일부가 11일 오후 7시경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동영상으로 공개됐다.

가제본 테이프를 갖고 잠적했던 문형렬 PD는 자체 편집해 공개한 약 14분짜리 이 동영상에서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황우석(黃禹錫) 전 서울대 교수의 특허를 가로채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변호사 변리사 등과의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제시했다.

누리꾼들은 프루나, e동키 등 P2P(개인 간 파일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이 동영상을 급속히 확산시키는 한편 KBS2 ‘추적 60분’ 인터넷 게시판에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즉각 방송하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문 PD는 이 동영상에서 섀튼 교수가 2003년 4월 1차로 출원했던 줄기세포 관련 특허신청에서는 흡입식 핵이식 방법을 제시했으나 2004년 4월 보완해 제출한 보정특허신청 서류에는 황 전 교수팀의 독특한 방식인 쥐어짜기식 핵이식 기술을 포함시켰다고 주장했다.

섀튼 교수는 특허 보완 출원에 앞서 2003년 11월 방한해 황 전 교수팀 연구실을 찾아 쥐어짜기식 핵이식 방법을 보고 돌아갔다는 것. 황 전 교수는 쥐어짜기식 핵이식 기술을 2003년 12월 30일 특허 출원했다.

문 PD의 취재에 응한 미국 워싱턴의 생명공학 특허 전문 변호사는 “황 전 교수의 2003년 12월 특허 출원에 핵을 짜는 방법이 들어 있고 섀튼 교수의 특허는 황 교수의 그것과 비슷하다”라고 증언했고, 미국 메릴랜드에서 특허 전문으로 활동하는 박모 변호사는 “섀튼 교수의 2004년 4월 특허 출원은 발명 권리에서 부정 혐의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PD는 또 섀튼 교수의 변호사가 올 1월 27일 미국 특허청에 특허 심사를 빨리 해달라고 요청한 공문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또 미 특허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결과 섀튼 교수 측이 공문을 제출한 이후 특허 신청안이 2월 4일 최종 심사관에게 넘어갔는데 이는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

문 PD는 섀튼 교수가 특허 심사를 서두른 것은 황 전 교수에게 접근해 배운 쥐어짜기식 핵이식 기술의 특허를 가로채려 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황 전 교수와 섀튼 교수가 각각 출원한 특허신청안은 현재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심사 계류 중이다.

문 PD는 4일 KBS가 자체 방송 불가 판정을 내리자 결정에 불복해 테이프를 갖고 잠적했다가 이날 일부를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문 PD는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황 전 교수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실린 1번 줄기세포가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와는 달리 황 전 교수팀의 주장대로 체세포 복제에 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 바 있으나 이날 공개한 동영상에는 이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KBS는 동영상이 공개된 직후인 11일 ‘뉴스9’ 보도를 통해 “문형렬PD가 제작한 추적60분 프로그램의 일부가 인터넷에 공개된 것과 관련해 법적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해당 프로그램의 법적 저작권은 KBS가 갖고 있는데도 이를 문PD가 무단으로 유출했기 때문에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 전 교수의 지지자인 박모(45) 씨가 이날 KBS 본관 건너편 주상복합건물 공사장 옥상에 올라가 “‘섀튼은 특허를 노렸나’ 편이 방영되지 않으면 뛰어내려 자살하겠다”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의 설득으로 9시간 만에 내려왔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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