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PD“MBC, 지금 무얼 하고 있는가?”

  • 입력 2006년 1월 19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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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지금 뭐하고 있는가?”

KBS ‘생방송 시사중심’의 진행자인 전용길 PD는 19일 “아직 검찰 수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황 교수는 사기꾼이며, 논문을 조작했으며, 줄기세포는 없다’는 식으로 난리를 치고 있다”며 언론의 보도행태를 비판했다.

이는 지난 17일 ‘생방송 시사중심’이 황우석 교수를 옹호하는 듯한 방송을 내보낸 것에 대해, MBC 기자가 “저널리즘의 기본이 안 된 프로그램”이라고 비난한 데 이은 것이다.

전 PD는 19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제작진에 보낸 e메일에서 “현재까지 수사 결과에 따르면 황 교수의 주장대로 줄기세포가 바꿔치기 되고, 조작의 책임은 미즈메디 측에 있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하고 냉정해져야 한다”며 “MBC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전 PD는 이어 언론의 맹목적인 ‘팩트주의’가 국익을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단지 ‘팩트’라는 이유만으로 정확한 의미와 비중을 가리지 않고 쉴새 없이 보도해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황 교수가 WIPO(세계지적재산권기구)에 출원한 줄기세포 관련 특허는 어디로 돌아가겠는가”고 지적했다.

그는 “냉혹한 BT전쟁 세계에서 이미 출원된 특허의 관리와 보호를 위해서라도 어리석은 짓은 범해선 안된다”며 “황 교수에게 한 수 배운 뉴캐슬대학의 스토이코비치 교수가 2300억원의 지원을 받고 스페인으로 스카우트 됐다”고 말했다.

그는 ‘생방송 시사중심’이 누리꾼들의 음모론을 별 검증 없이 그대로 방송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거의 모든 언론들이 몇 개월째 황우석 관련 ‘팩트’를 쏟아내는데도 국민 70~80%는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겠다고 호소한다”며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어느 한 언론이라도 책임있게 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바뀌기도 한다”며 “갈릴레오 전엔 지구가 평평하다는 것이 진리였다. 따라서 혹시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있더라도 겸손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KBS ‘생방송 시사중심’은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진위 논쟁 전반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서울대 조사위의 최종 발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황 교수를 옹호하는 누리꾼들의 주장을 집중 조명했다.

이에 대해 MBC 보도국 소속의 전모 기자는 방송 후 인터넷 게시판에 “네티즌 글을 팩트로 처리해서 방송하는 프로그램은 처음 봤다”며 “MBC ‘PD수첩’에 특종을 뺏겼다고 상대사 프로그램을 폄하하는 방송을 만든 건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비판해 한 차례 논란이 일었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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