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EBS 다큐극장 ‘일상탈출-아줌마의 반란’

  • 입력 2005년 10월 2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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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 아줌마 선발대회’에서 2주일간 갈고닦은 무대 매너와 워킹을 선보이는 윤영숙 씨(왼쪽)와 강순옥 씨. 윤 씨는 2등, 강 씨는 3등을 차지했다. 사진 제공 EBS
‘소래 아줌마 선발대회’에서 2주일간 갈고닦은 무대 매너와 워킹을 선보이는 윤영숙 씨(왼쪽)와 강순옥 씨. 윤 씨는 2등, 강 씨는 3등을 차지했다. 사진 제공 EBS
‘인천 소래포구의 대표 아줌마는 누구?’

인천 남동구청은 이달 초 제5회 소래포구 축제 행사 중 하나로 ‘소래 아줌마 선발대회’를 열었다. EBS ‘다큐 극장-맞수’는 이 대회 본선 참가자 2명의 준비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일상 탈출-아줌마의 반란’을 24∼26일 오후 9시 반 방영한다. 전업 주부인 윤영숙(42) 씨와 강순옥(36) 씨가 다큐멘터리의 주인공.

■출연 과정

아들 셋을 둔 윤 씨는 생계를 돕기 위해 호떡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딸만 셋인 강 씨는 헤어디자이너였으나 아이를 낳고 그만뒀다. 직장을 다니다가 일찍 결혼해 평범하게 살아온 이들은 평소 사회생활에 갈증을 느끼던 차에 우연히 구청이 내건 현수막을 보고 선발대회 예심에 나갔다. 두 사람은 ‘설마’ 하고 나갔던 예심에서 12명이 겨루는 본선에 덜컥 진출했다. 본선에서 3등 안에 들면 남동구청 홍보대사로 1년간 사회활동을 할 수 있다.

본선 심사 기준은 무대 워킹, 장기자랑, 소래포구에서 나는 특산물로 요리하기, 소래에 대한 역사 지리 상식 등. 이들은 처음엔 가족에게 비밀로 하고 훈련에 돌입한다. 윤 씨는 갯벌에 나가 수로의 위치와 염전의 역사적 유래 등을 챙겼고 강 씨는 젓갈 고르는 법, 수산물 경매 과정 등을 배워 나갔다.

■남편의 응원

강 씨가 어렵게 남편에게 대회 출전 사실을 알렸을 때 남편은 “집안 망신 시킬 일 있느냐”며 일언지하에 대회 포기를 강요했다. 강 씨는 남편이 자신을 ‘아이의 엄마’로만 생각하는 것이 서글펐다. 야속한 남편은 하루 종일 전화도 없었다. 그러나 통장과 얘기를 나눈 뒤 밤늦게 들어온 남편은 10만 원을 내밀며 기죽지 말고 해 보라고 격려했다.

반면 윤 씨는 처음부터 남편의 적극적 지지를 받았다. 남편은 워킹 자세를 봐주고 소래에 대한 각종 정보를 알려 주었다. 남편은 부인이 대회 준비로 아이들에게 소홀해지는 것 같아 짜증을 내기도 했지만 아내의 변신을 위해 끝까지 도와줬다.

■대회 후기

대회 당일인 7일. 강 씨는 결혼 후 처음으로 남편이 차려 준 아침상을 받았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이들은 2주간 준비했던 모든 것을 무대 위에서 쏟아냈다. 이들은 등수에 관계없이 뿌듯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빨래하거나 앞치마 두른 엄마 모습만 보다가 무대에 선 엄마를 보고 자랑스러웠다는 아이들이 말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다.”(윤 씨)

“결혼 10년 동안 나를 위해 뭔가를 투자한 것이 처음이고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됐다.”(강 씨)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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