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이제는…’ 兵風주역 김대업씨 증언 방영 논란

  • 입력 2004년 6월 24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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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에서 병역 비리 수사에 대해 말하고 있는 김대업씨. 그가 병풍사건으로 수감되기 전인 99년과 2002년에 미리 인터뷰해둔 화면이다. 사진제공 MBC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에서 병역 비리 수사에 대해 말하고 있는 김대업씨. 그가 병풍사건으로 수감되기 전인 99년과 2002년에 미리 인터뷰해둔 화면이다. 사진제공 MBC
MBC가 병역비리 수사의 문제점을 다루면서 이른바 ‘병풍(兵風)’ 사건으로 구속수감 중인 전 의무부사관 김대업씨의 증언을 비중 있게 소개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당시 김씨가 제기한 여러 의혹들이 거짓으로 드러났는데도 그를 중요한 취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27일 밤 11시반 방영될 ‘신의 아들과의 전쟁’ 편에서 1998년 시작돼 2001년 4월 끝난 병역비리 수사를 보도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의 요지는 당시 병역비리 수사가 대대적으로 시작됐으나 부당한 외압 때문에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것.

제작진은 23일 이 프로그램 사전 시사회를 통해 2001년 3월 김대업씨가 사기죄로 구속됐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부당한 외압중 하나가 병역비리 수사의 ‘첨병’이던 김대업을 제거하는 것으로 구체화됐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의 장남 정연씨의 병역면제 의혹을 제기했다가 올 2월 대법원으로부터 명예훼손 및 무고, 공무원 자격 사칭 등으로 징역1년 10월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1998년 병역비리 수사 당시 그는 대구 일대의 유명한 병무 브로커로 수사팀에 합류해 수사에 참가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김씨는 울먹이면서 “나는 더럽고 나쁜 놈이지만 국가를 위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사회가 정상적이라면 나 같은 브로커가 병역비리 문제를 제기할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법조계의 한 인사는 “병풍 사건 당시 김씨가 제기했던 의혹들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나 김씨는 신뢰를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한학수 PD는 “김씨의 증언 부분은 김씨가 수감되기 전 미리 인터뷰 해놓은 것을 인용했다”며 “병역비리 수사는 ‘병풍’ 이전의 일이므로 김씨에 대한 편견을 갖고 이 프로그램을 재단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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