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하리수, 서울대서 특별강연

  • 입력 2004년 5월 19일 2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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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방송인 하리수씨 서울대 강연[동아닷컴]
트랜스젠더 방송인 하리수씨 서울대 강연[동아닷컴]
“지금의 하리수를 있게 한 것은 어머니”

트랜스젠더 방송인 하리수씨(본명 이경은)가 대학 강단에 섰다. 하씨는 19일 서울대 미대 학생회가 봄축제 문화행사의 하나로 마련한 특강에서 강사로 초빙, 400여명의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트랜스젠더인 자신의 삶’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하씨의 이번 특강은 “최근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초대하고 싶은 연예인 강사’로 뽑혔으며 많은 학생들이 하씨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밝힌 서울대 미대 학생회의 준비로 열리게 됐다.

▶하리수, 서울대 강연 동영상 보기


300여개의 좌석이 일찌감치 채워진 후 미처 자리잡지 못한 학생들도 통로와 계단을 차지하고 강연을 듣고 있다[동아닷컴]

하씨는 수강생들과의 문답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특강에서 고독한 유년기, 사랑과 상처, 연예계 생활 등 남다른 삶에서 느낀 여러가지 감상들을 유쾌한 대화로 진솔히 풀어나갔다.

눈물짓는 하리수[동아닷컴]

하씨는 연예게 입문후 “진정한 여자라기보다 남성의 성적 대상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지 않았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의 생리상 어쩔 수 없는 생존방법이었다”고 말했다.

하씨는 또 “지금의 하리수가 있게 한 힘의 원천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귀한 아들이 여장차림으로 파출소에 보호받고 있는 것을 보고 하염없이 울던 어머니”라며 잠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또한 “여성과 연예인이라는 자격 중 어떤 쪽에 더 비중을 두느냐”는 물음에는 “둘 다 힘겹게 얻은 자리인만큼 모두 소중하며 앞으로 행복한 아내, 좋은 연기자와 가수로의 지위까지 얻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씨의 이날 강의에 대해 학생들의 반응도 호의적인 편. 이은희(22·영문과)씨는 “하씨의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사회적 편견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하게 됐다”고 강의소감을 밝혔다.

하씨의 강의를 준비한 서울대 미대 학생회의 최유진씨(부회장)는 “근래 초빙 강사중 가장 많은 호응을 받았다”며 “첫 강연임에도 매끄러운 진행을 해준 하리수씨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이유나 동아닷컴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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