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밤을 잊은 청취자와 40년간 동고동락 KBS ‘…그대에게’

  • 입력 2004년 5월 5일 17시 38분


9일 방송 40주년을 맞는 KBS2 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의 전 현직 진행자들인 황인용, 신애라, 송승환씨(왼쪽부터). 사진제공 KBS
9일 방송 40주년을 맞는 KBS2 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의 전 현직 진행자들인 황인용, 신애라, 송승환씨(왼쪽부터). 사진제공 KBS
KBS2 라디오(해피FM 106.1MHz)의 대표적 심야프로그램 ‘밤을 잊은 그대에게’(밤12시∼새벽2시)가 9일로 방송 40주년을 맞는다.

40년 동안 1만4600여 회가 방송된 ‘밤을 잊은…’은 현존 최장수 프로그램인 동시에 한국 라디오 방송의 산 역사로 평가된다. 이 프로그램은 1964년 5월9일 라디오 서울(RSB)을 통해 근로청소년을 대상으로 방송이 시작됐다. 이후 TBS(동양방송)를 거쳐 1980년 언론 통폐합 조치로 인해 KBS로 옮겨갔다. 시그널 음악인 ‘시바의 여왕(La Reine De Saba)’도 첫 방송 이후 40년째 그대로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간 DJ만 해도 30명에 이른다. 70년대 양희은 서유석 황인용에 이어 80년대 송승환 배한성 전영록 최수종 하희라, 90년대 변진섭 손무현 김지수 김정은이 진행했다. 이들 중 70년대 DJ를 대표해 황인용, 80년대를 대표해 송승환, 현 진행자 신애라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황인용은 처음으로 DJ를 맡았을 당시 여자 사진을 마이크 옆에다 붙여 놓고 그에게 말하듯이 방송했던 일화와 80년 11월30일 언론통폐합 당시 민방 TBS에서 눈물의 마지막 방송을 했던 이야기 등을 회고했다. 그는 “70년대 초만 해도 라디오 진행자들은 작가나 PD가 써준 원고를 그대로 읽는 수준이었지만 ‘밤을 잊은…’은 심야시간대 DJ의 개성이 반영된 최초의 프로그램이었다”고 말했다.

송승환은 “중고교 때 필수과목처럼 들었던 방송이라 처음 진행 섭외를 받았을 때 가슴 떨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당시 여학생들이 종이학을 접어 보내는 등 매일 청취자들의 선물이 사과상자 4, 5개를 채울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진행을 맡은 지 6개월째인 신애라는 “선배들의 전통을 살려 사연 위주의 따뜻한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밤을 잊은…’은 8일 오후 6시 여의도 KBS홀에서 40주년 기념특집 공개방송을 갖는다. 또 9∼15일을 ‘밤을 잊은…’주간으로 정하고 역대 DJ 등 연예인들을 초청해 신애라와 공동 진행을 맡긴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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