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아침마당’ 진행 이상벽씨 출연자에 비난발언 물의

  • 입력 2003년 3월 18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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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의 감정적인 진행으로 논란을 빚은 KBS1 ‘아침마당’. 사진제공 KBS
진행자의 감정적인 진행으로 논란을 빚은 KBS1 ‘아침마당’. 사진제공 KBS
14일 방송된 KBS1 TV ‘아침마당’(오전 8·30)이 진행자와 패널의 거친 표현과 감정 표출로 물의를 빚었다.

이날 ‘긴급! 가족회의-앞 못보는 어머니 누가 모셔야 해요?’ 편에서는 시각장애인 어머니의 부양 문제를 두고 며느리와 시누이가 토론을 벌였다. 20여 년 간 어머니를 돌봐온 딸(무명 가수)은 “며느리가 모셔야 한다”고 했고, 며느리는 “아이들 교육과 가정 형편 때문에 힘들다”며 “경제력 있는 시누이가 계속 모셔주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 진행자 이상벽은 며느리에게 “우리 어머니는 7남매를 두고도 부모 모셨어.” “지금부터라도 하라니까. 현실적으로 뭐가 안 된다는 거야.” “말하는 자세부터가 잘못됐다는 거지. 이유가 어떻든지 자꾸 토를 다니까” 등 반말로 며느리를 몰아붙였다. 패널로 나온 윤문식도 “지금 몇 살이세요? 서른 살이면 철이 날 때도 됐는데”라며 거들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패널인 탤런트 전원주는 “(며느리가) 속은 그렇지 않은데 말을 그렇게 해 손해를 보는 거야”라며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며느리는 울음을 터트렸다.

이상벽은 방송이 끝날 무렵 “너무 몰아세운 것 같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방송이 나간 뒤 ‘아침마당’ 인터넷 게시판에는 진행자를 비판하는 글이 이어졌다. “인민 재판을 보는 듯했다. 어떻게 사회자가 자기 잣대로 한 개인을 단죄한단 말인가”(bella2002) “그 며느리는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겠는가”(아무개) “진행자로 인해 시댁과 올케의 관계가 더 헝클어졌고 며느리로 살아가는 여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김현지) 등.

이상벽은 “프로그램 출연자에 대한 인간적 배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아들인다”며 “다만 상투적인 아나운서의 역할을 벗어나 방송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데서 빚어진 실수로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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