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美 영화계는 호시절?…'통계상 호황'에 불과

  • 입력 2003년 1월 2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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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린 미국 영화계가 2003년에도 계속 ‘좋은 시절’을 누릴 수 있을까?

아직 정확한 통계치는 나오지 않았으나, 최근 미국 뉴욕 타임즈는 2002년 북미지역 극장 수입이 최소 91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극장 입장료 수입이 84억 달러에 이르러, 그 전 해까지의 기록을 갱신했던 2001년보다 앞선 것. 뉴욕 타임즈는 입장권 가격 상승분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극장을 찾은 누적 관객수가 2001년 보다 최소 5% 이상 늘었다고 분석했다. 영화가 역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1959년 이래 최고의 기록이다.

그러나 통계의 함정과 인플레를 감안한다면, 현재 미국 영화계의 호황을 1959년 이래 최대라 불러도 온당한 것인지는 의문시된다. 1965년의 히트작 ‘사운드 오브 뮤직’의 당시 극장 수입 1억5900만 달러를 인플레 등을 고려해 요즘 시세로 환산하면 9억500만 달러 정도가 된다. 지난해 최고의 히트작 ‘스파이더 맨’의 수입(4억400만 달러)을 두 배 이상 앞지르는 것. 1975년에 2억6000만 달러를 번 ‘죠스’도 요즘 시세대로 치자면 8억6600만 달러가 된다.

‘마이 빅 팻 그릭 웨딩’(사진)은 지난해 4월 개봉된 뒤 지금까지 2억1800만 달러를 벌어 로맨틱 코미디 가운데 최고 흥행작이 됐다. 이전까지 타이틀 보유 영화는 1990년의 ‘프리티 우먼’. 그러나 ‘프리티 우먼’의 당시 입장료 수입 1억7800만 달러는 현재 시세로 2억4400만 달러다. 실제로 팔린 티켓 수 역시 ‘프리티 우먼’이 4200만 장으로, ‘마이 빅 팻 그릭 웨딩’(3700만장)보다 많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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