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재방송 드라마’에 점령 당한 케이블TV 채널

  • 입력 2002년 11월 21일 18시 01분


12월부터 드라마전문 케이블 채널 'EtN' 에서 방영될 KBS드라마 '겨울연가'. 사진제공 EtN TV

12월부터 드라마전문 케이블 채널 'EtN' 에서 방영될 KBS드라마 '겨울연가'. 사진제공 EtN TV

케이블 TV는 지상파 재방송 채널인가.

‘다채널 시대’의 총아로 손꼽히는 케이블TV가 지상파의 재방송 채널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시청률 조사에서 영화, 만화 등 인기채널 외에 지상파 드라마를 재방송하는 채널이 상위 10위 이내에 대거 포진하고 있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케이블 채널들도 지상파 드라마 판권을 사들여 방영하기도 하고 코미디나 스포츠 채널들도 지상파 프로그램을 재방영하는 경우가 많다.

케이블TV의 경우 닐슨미디어리서치의 11월 셋째주(11∼17일) 시청률 조사 결과 MBC드라마넷(2위), KBS드라마(4위), SBS드라마플러스(6위) 등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 채널이 상위 10위권을 점령했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에서도 만화채널 투니버스와 영화채널 OCN이 1,2위를 차지한데 이어 MBC드라마넷 KBS드라마 SBS드라마플러스가 뒤를 잇고 있다.

결혼 정보를 다루던 케이블 채널 ‘웨딩TV’도 최근 ‘EtN 드라마’로 명칭을 변경하고 12월2일부터 드라마만 방송하는 채널로 탈바꿈한다. 이 채널은 지난해 인기가 높았던 KBS ‘가을동화’ ‘겨울연가’를 비롯해 정치드라마 ‘제1공화국’, 대하사극 ‘한명회’, 방송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율(65.8%)를 기록했던 ‘첫사랑’ 등 인기 드라마를 확보했다.

이밖에 코미디TV에서는 지상파의 각종 오락프로그램을 재방송하고 있고, KBS 스포츠채널에서는 ‘출발 드림팀’을 재방영하기도 한다. 주부 이명희씨(32·경기 고양시)는 “지상파에서 방영했던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케이블 TV에서 재방송되는 등 케이블 TV의 다른 점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홍기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프로그램 공급업체(PP)들이 가중된 경영난으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케이블 등 뉴미디어에 특화된 프로그램 제작지원을 위한 ‘투자조합’ 등 인센티브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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