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SES 유진, KBS2 '러빙유' 주인공 다래역

  • 입력 2002년 7월 14일 18시 44분


‘S.E.S’의 유진이 섬처녀가 됐다. 야외 장면 모두를 제주도에서 촬영하는 KBS2 드라마 ‘러빙유’(29일 첫방송)에서 제주도의 감귤 농업협동조합 직판장 직원 ‘다래’로 출연하는 것. ‘다래’는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해녀의 딸로, 그의 서구적 외모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도 하다. 그러나 유진은 제주도가 고향처럼 편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초등학교 5년때부터 5년간 괌에서 살았어요. 야자수가 즐비한 제주도의 이국적 정취가 전혀 낯설지 않아요.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에요.”

‘러빙유’는 재벌 아들과 해녀의 딸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러빙유’ 이전 제목이 ‘인어공주’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드라마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드라마의 시작도 동화 ‘인어공주’에서처럼 바다에 빠진 혁(박용하)을 유진이 구하는 것. 수심 3m 바다에서 진행된 촬영에서 유진은 수영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한다. “섬 생활 5년에 그 정도 수영실력은 기본”이라고.

유진은 이번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단막극에 한 번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연기경력이 거의없는 ‘초보’에게 주인공을 맡기는 것은 제작진은 물론 본인에게도 엄청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시청자 역시 어설픈 연기를 보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

“완벽한 연기를 기대하진 말아주세요. 그저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릴께요.”

드라마의 흥행을 책임지는 주인공으로서 안이한 대답 같았다. 가수의 연기자 변신은 완성도에 대한 고민 없이 스타가 갖고 있는 인기에 드라마 흥행 여부를 맡긴다는 비난을 종종 사곤 한다.

“이 드라마는 유진 개인의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노력하는 모습만으로 시청자들이 만족할 것 같느냐”고 묻자 그의 대답이 사뭇 진지해졌다.

“가수 활동할 때는 이미 확보된 고정팬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실수를 해도 너그러이 봐줄 때가 많아요. 하지만 드라마는 일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작은 실수도 용납되기 어렵죠. 지금으로선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고, 그에 대한 평가는 겸허히 받아들여야겠죠.”

그는 켄트 외국인학교 출신의 재외국민 특례입학사건 여파로 대학 입학을 취소당했으나지난달 11일 입학허가 취소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승소해 가을 고려대 불문과로 복학한다.

“지금도 이렇게 바쁜데 학교 생활을 충실히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교수님들이 엄격하셔서 연예 활동으로 학업 소홀히 하는 걸 전혀 봐주지 않으세요. 그래도 부정입학이 아니라는 게 밝혀져서 기뻐요.”

“항상 화려한 의상으로 무대에 서던 것과 달리 촌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야 하는 역이라 화면에 안 예쁘게 비치면 어쩌나 걱정”이라는 그는 아직 ‘진정한 연기자란 제대로 망가질 때 아름다운 법’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 했다. 드라마의 성공을 위해 그가 가능한 촌스럽고 순박하게 그려지길 기대한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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