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월드컵 후유증 방송편성 혼선

  • 입력 2002년 7월 9일 18시 34분


월드컵으로 들쭉 날쭉했던 편성의 여파가 월드컵이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이어지고 있다. MBC 주말 드라마 ‘그대를 알고부터’는 6일 케이블 TV에서 방영된 것을 재방영해 물의를 빚었고 오락프로그램 ‘타임머신’은 7일 짜깁기 수준의 내용을 그대로 내보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6일 방송된 ‘그대를 알고부터’ 17회는 지난달 24일 MBC 자회사인 드라마 전문 케이블TV ‘드라마넷’을 통해 방영됐었다.

MBC는 당초 17회를 지난달 23일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22일 한국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4강에 진출하자 특집 쇼를 긴급 편성했으며 17회는 한주 미뤄졌다.

그러나 지상파 방영일 다음날 해당 드라마를 방영해온 ‘드라마넷’은 “17회가 23일 MBC에서 방송된 것으로 잘못 알고 24일 내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모회사의 드라마를 독점하는 케이블 TV 자회사가 월드컵 열기에 묻혀 모회사측과 의견 조율을 미처 하지 못해 빚어진 실수”라고 분석했다.

7일 ‘타임머신’도 이미 방영됐던 에피소드 중 스포츠 관련 아이템만 짜깁기해 시청자들로부터 “재방송과 다름 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월드컵 특집’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으나 기존 내용이 이어지자 시청자들이 어리둥절해했다.

이 프로그램은 당초 월드컵 폐막일인 30일 심야 시간대로 편성됐다가 방영이 일주일 연기됐는데도 정작 그 내용은 “급조됐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시청자들은 MBC의 이같은 편성 ‘실수’에 대해 “냉정하게 ‘포스트 월드컵’을 대비해야할 방송사가 정작 스스로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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