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 3·1절 특집 '태백산 호랑이 신돌석'

  • 입력 2002년 2월 28일 18시 07분


높은 관직에서 나라를 호령한 이들을 먼저 기억하는 게 역사의 생리. 그러나 정작 역사의 줄기를 이루는 것은 평민들이다. KBS 1일 ‘3·1절 특집 태백산 호랑이 신돌석’(밤 10시)은 평민으로서는 처음으로 일제의 한반도 식민지화 야욕에 맞서 거병한 의병장 신돌석의 생애를 조망한다.

1878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난 신돌석은 1896년 을미의병으로 활동하다 10년 뒤인 1906년 을사조약 체결로 국운이 기울자 300명의 부하를 이끌고 일제에 무력으로 맞선다. 당시 의병은 기득권 옹호와 전통 수호를 위해 양반이나 유생들이 주축이 됐던 게 사실. 그렇지만 아무런 기득권도 재력도 없던 그가 어떻게 300명의 대규모 부대를 구성할 수 있었을까.

조동걸 국민대 명예교수는 1984년 지역 주민의 증언과 설화를 채록한 결과 신돌석 부대가 ‘의적 활빈당’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신돌석의 의로운 행동은 안동 퇴계종가와 같은 양반의 폭넓은 지지를 받기도 했다.

신돌석은 당시 태백산맥 일대에서 신출귀몰하며 일본군을 곤경에 빠뜨려 ‘태백산 호랑이’로 불렸다. 이 프로는 신돌석이 이끄는 의병과 일본군의 접전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당시 일본군은 신식 무기를 앞세워 의병을 공격했으나 의병들은 지형을 이용한 유격전으로 대응했다. 일본군은 군사력을 배가하고 한국인을 매수해 의병을 토벌하기 시작한다. 신돌석은 1908년 배신한 부하에게 독살당한다.

이외에도 KBS1 ‘유관순 탄신 100주년 기획, 들꽃’(오전 10·55), MBC ‘우리 시대의 3·1 운동’(오전 10·50), EBS ‘어느 일본군 위안부의 잃어버린 55년’ 등이 3·1절 특집으로 방영된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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