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52회베를린영화제]독일 4편등 유럽작품 경쟁부문 강세

  • 입력 2002년 2월 7일 17시 29분


칸, 베니스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52회 베를린 영화제가 6일(한국 시간 7일) 베를린 포츠담 광장에서 12일 일정으로 개막됐다.

개막식에는 개막작 ‘헤븐’의 주인공을 맡은 케이트 블란쳇을 비롯 카트린느 드뇌브, 러셀 크로, 안젤리카 휴스톤 등 스타들이 참석했다. 감독으로는 빔 벤더스와 이번 영화제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는 로버트 아트만감독 등이 참석했다.

개막작 ‘헤븐’은 ‘룰라 런’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독일 톰 티크베어감독의 작품으로 독일과 미국의 합작 영화.

이번 영화제에서는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놓고 20개국에서 출품된 23편이 경쟁을 벌이는 것을 비롯 모두 400여편의 영화가 출품됐다.

한국 영화인 김기덕감독의 신작 ‘나쁜 남자’와 ‘김대중 납치사건’을 다룬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한일합작영화 ‘KT’가 경쟁 부분에 올라 있다. 김감독은 지난해와 2000년 베니스 영화제에 진출한 것에 이어 올해 베를린에 초청됨으로써 3년 연속 주요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나쁜 남자’의 제작사인 LJ필름측은 ‘나쁜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를 창녀로 만드는 설정 등이 여성의 입장에서 더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데다, 올해 심사위원장이 지난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금사자상을 받은 인도의 여성감독인 미라 네어라는 점 등을 들어 수상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 비경쟁부문에서는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와 박기용감독의 ‘낙타(들)’, 한일합작영화인 ‘고’ 등이 진출했다.

제52회 베를린 영화제 개막작 '헤븐'

최근 몇 년간 베를린 영화제는 독일이나 프랑스 영화가 경쟁부문에 진출한 적이 드물어 할리우드 영화를 편애한다는 지적도 받아왔으나 올해는 그렇지 않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베를린 영화제 조직위원장인 디터 코슬릭이 “미국 영화보다는 독일 등 유럽 영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듯 올해 경쟁 부문에 독일 영화가 4편이 오른 반면 할리우드 영화는 ‘로얄 테넨바움’ ‘몬스터스 볼’ ‘쉬핑 뉴스’ 등 3편만 진출했다.

골든 글로브 수상작이자 올해 아카데미 여러 분야 후보에 거론되고 있는 ‘뷰티풀 마인드’는 비경쟁부문에 올랐다.

이밖에 카트린느 드뇌브가 주연한 프랑스의 미스테리 살인극 ‘8명의 여인들’과 작가 아이리스 머독의 이야기를 다룬 주디 덴치 주연의 영국 영화 ‘아이리스’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아시아영화로는 장이머우감독의 ‘행복한 시간’과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폐막작으로는 최근 새 프린트로 복원된 찰리 채플린의 고전 ‘위대한 독재자’가 상영된다. 베니스 국제영화제 홈페이지는 www.Berlinale.de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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