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그것이 알고싶다'…동거의 허와 실 조명

  • 입력 2002년 1월 16일 17시 46분


최근 동거를 알선해주는 인터넷 사이트가 급증하고 그 회원수가 30만에 이른다. 그만큼 ‘동거’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보통명사’가 되고 있는 셈. SBS ‘그것이 알고싶다’(19일 밤 10·50)는 ‘지금은 동거중-가벼운 선택인가 또 하나의 가족인가’ 편에서 동거의 허와 실을 조명한다.

제작진이 최근 20∼30대 1176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08명(77.2.%)이 동거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동거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또 하나의 가족제도’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다음달 대학을 졸업하는 이선아씨(가명·여·23)는 동갑인 남자 친구와 동거하기로 했다. 그는 “동거는 연애의 연장이며 결혼이 주는 부담이 없어 좋다”고 말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가부장적인 결혼제도 아래 남녀 모두 불필요한 부담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 동거 확산을 가속화시키는 첫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동거 5개월째인 윤모씨(23)는 “지금의 생활이 즐겁지만 결혼 뒤 남자는 남편과 가장, 아들의 역할에, 여자는 아내와 며느리, 딸의 역할에 얽매여 결혼 생활을 즐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거는 서로에 대한 책임이 불투명해 나중에 큰 상처를 받기도 한다. 특히 임신한 여성이 책임을 회피하는 남성으로 인해 받는 상처는 심각할 수 밖에 없다. 동거 3개월만에 남자 친구와 헤어진 유정혜씨(가명·여·26)는 현재 임신 5주이지만 법적으로 보호받을만한 장치를 찾지 못했다. 제작진은 “프랑스나 미국처럼 한국 젊은층에서도 ‘동거’가 확산될 것”이라며 “‘동거’를 단순한 ‘불장난’이 아니라 ‘변화하는 가족개념’으로 받아들여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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