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다큐 박정훈PD "장수비법 기대하세요"

  • 입력 2002년 1월 9일 14시 44분


SBS 교양국의 박정훈 PD(41)는 가끔 굵직한 화제의 다큐멘터리를 들고 나와 논란 거리를 만드는 '이슈 메이커'다. 2000년 '생명의 기적' 에서는 수중분만 붐을 일으켰고 1995년 '육체와의 전쟁' 에서는 '비만=병' 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기도 했다.

올해 내놓은 작품 역시 심상치 않다. 11일부터 3일간 방송되는 SBS 신년특집 '잘 먹고 잘 사는 법' 은 쇠고기와 우유에 관한 상식을 뒤엎는다.

"꽃등심을 아시죠? 그걸 만들기 위해 소를 죽을 때까지 꼼짝 못하게 묶어둡니다. 자꾸 움직이면 근육이 생기기 때문이죠. 이처럼 기형우(牛)에 가까운 쇠고기가 인간에게 어떤 이익을 줄 수 있을까요? "

실례로 일본에서 최상급 꽃등심인 마스자카 쇠고기(600g당 30만원)와 일반 쇠고기를 조사한 결과 마스자카 쇠고기에서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오메가6 지방산이 2.5배 이상 높게 나왔다.

박 PD는 종래 완전 식품이라고 알려진 우유도 동양인에겐 불완전 식품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동양인의 90%는 우유의 성분인 락토오스를 분해하는 효소가 없습니다. 우유를 지나치게 마시면 오히려 단백질 과잉을 일으켜 영양의 불균형을 조장하고 피를 산성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박 PD는 이번 프로그램의 내용을 오랫동안 비밀에 붙였다. 프로그램이 '우유와 쇠고기에 대한 반란'을 도모하는 만큼 육류와 낙농업 관계자들의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사전에 막자는 생각에서였다.

"예고편이 나간 뒤 반박 자료를 보내겠다는 업계의 항의 전화가 하루 수십통씩 걸려옵니다. 그러나 전세계 전문가들에게 검증받은 내용이기 때문에 자신있습니다."

그는 이 프로 제작을 위해 정독한 책이 50여권이고 뒤적거린 책도 200권도 넘는다.

"나이 40이 넘으니까 공부하는 게 가장 힘듭디다. 암기력이 예전같지 않으니…."

그는 1년의 제작기간 동안 가족과 스스로에게 직접 생체 실험 을 했다. 그러던중 그는 한달에 두세번씩 병원을 찾던 딸이 6개월만에 건강한 모습이 되는 것을 보고 프로그램에 대해 확신을 가졌다. 맥주를 겸한 인터뷰때도 그는 기름진 안주는 일체 손을 대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도대체 뭘 먹어야 되냐고 반문할 겁니다. 그러나 이 프로에는 분명 대안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옛날 시골밥상의 차림같은 것이죠. 육식과 우유에 대한 잘못된 믿음도 바로 잡아야 합니다. 3시간을 투자하면 30년을 무병장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것입니다. "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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