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수목드라마 채널싸움 '2라운드'…'명성황후' vs '신화'

  • 입력 2001년 9월 19일 19시 12분


KBS와 SBS의 수목드라마 주도권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KBS 1TV ‘태조 왕건’, SBS ‘여인천하’와 함께 ‘사극 빅3’로 불렸던 KBS 2TV ‘명성황후’(수목 밤 9.50)는 한때 3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목 드라마의 지존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SBS ‘수호천사’가 김민종 송혜교 커플의 극적인 사랑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명성황후’가 지난주 평균 21.9%(TNS 미디어), 25.7%(AC 닐슨)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호천사(25.6∼28.9%)에 열세를 보인 것.

이에 따라 ‘명성황후’ 팀은 26일 방송분부터 ‘새 얼굴’을 긴급 수혈한다. 장 상궁에 이재은을, 궁궐 수비대장 홍계훈 장군에 홍일권을 캐스팅한 것.

영화 ‘노랑머리’에서 엽기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최근에는 가수로도 활동 중인 이재은은 고종과 로맨스를 펼치며 명성황후와 심리전을 펼친다.

SBS ‘그래도 사랑해’, KBS ‘드라마시티’에 출연했던 홍일권은 임오군란 당시 명성황후를 보위하기 위해 살신성인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KBS 드라마 제작국 윤흥식 책임 프로듀서는 “영보당 이씨(정선경)가 조만간 죽음을 선택하면서 빠지는 대신 다양한 감초 연기자들을 등장시켜 재미를 배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SBS도 20일 ‘수호천사’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26일부터 후속 드라마인 ‘신화’로 인기 몰이를 계속해야 할 입장. 김지수 박정철 김태우 등을 기용해 젊은이들의 꿈과 야망을 그려낼 ‘신화’가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의 김종학프로덕션이 제작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한번 해 볼 만하다’는 분위기다.

반면 100부작 ‘명성황후’는 중반(40회)에 접어들면서 ‘주연급 연기자의 부조화’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KBS 드라마국의 한 PD는 “유동근이 피눈물을 쏟는 등 강한 카리스마의 대원군을 제대로 그려낸 반면 명성황후 역의 이미연은 강약 없는 밋밋한 대사 처리로 힘을 잃고 있다”며 “대원군과 명성황후의 긴장감 넘치는 연기대결 속에 감초 조연들이 가세해야 드라마가 살아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초 연기자들을 추가 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는 KBS 2TV ‘명성황후’, ‘수호천사’에 이어 현대극으로 승부수를 던진 SBS의 ‘신화’. 어떤 드라마가 승리할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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