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 가요순위 프로 없앤다…내달 9일부터 시행

  • 입력 2001년 7월 25일 18시 48분


KBS가 8월9일부터 KBS2 ‘뮤직뱅크’(목 오후6시반)에서 가요순위 프로그램을 폐지하기로 25일 결정했다.

KBS 경명철 예능국장은 이날 “시민단체와 각종 팬클럽들이 가요순위 프로그램의 폐지를 주장해 온 데다, 가요순위 프로그램의 공정성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10대 위주의 대중가요를 선보였던 ‘뮤직뱅크’는 시청자들의 신청곡이나 각종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는 음악 프로그램으로 바뀔 예정이다.

KBS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MBC와 SBS측은 아직까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 MBC ‘음악캠프’(토 오후5시10분)의 장태연 책임PD는 “워낙 갑작스런 결정인데다 최근 연예제작자협회와의 갈등으로 가수를 출연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요 순위제도 폐지 여부는 당장 고려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음악캠프’의 연출자인 서창만PD는 21일 방송된 MBC 매체비평 프로그램 ‘미디어비평’에서 “가요 순위 책정의 기준이 되는 음반판매량 집계 등에 문제가 있다면 갤럽 등의 여론조사만을 반영할 수도 있다”고 밝혀 가요순위 프로그램의 운영방식을 수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SBS측은 ‘가요순위 프로그램을 폐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생방송 인기가요’의 정환식 책임PD는 “ KBS MBC는 화려한 무대와 값비싼 의상이 들어가는 가요순위 프로그램을 외환위기 이후의 사회분위기를 고려해 한동안 폐지했지만 SBS는 가요순위 프로그램을 중단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일선 현장PD들은 가요순위 제도 폐지에 따른 시청률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KBS의 한PD는 “가요순위 제도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는데 매우 유리하다”면서 “만약 가요순위 제도를 없애면 시청률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요순위 프로그램의 폐지운동을 벌여온 ‘대중음악 개혁을 위한 연대모임’의 우승민 정책실장은 “많은 대중음악팬들이 지적해온 순위 선정의 문제점을 KBS 측이 받아들인 것은 성과”라고 말했다.

<황태훈·이승헌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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