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오락프로 출연 동물들 "사람들이 성가셔"

  • 입력 2001년 7월 16일 00시 47분


최근 공중파 오락 프로그램에 ‘스타와 동물의 만남’을 다룬 코너들이 의도적인 웃음을 자아내거나 심지어 ‘동물 학대’의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아기 돼지에게 신발을 신겨 뒤뚱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박장대소’하거나 소파와 소파의 간격을 점차 넓히며 ‘점프’를 강요하는가 하면 잠든 강아지를 깨우는 등 가학적인 장면이 연출되고 있는 것.

현재 동물과 스타를 소재로 한 코너는 모두 4개. 지난 봄 개편 당시 KBS 2TV ‘쇼 파워비디오’(일 오후 5·30)의 ‘애니멀피아’가 좋은 반응을 얻자 KBS 2 ‘쇼! 여러분의 토요일’(토 오후 6·30)의 ‘아쿠아걸’, MBC ‘목표달성 토요일’(토 오후 6·50)의 ‘동물천하’, SBS ‘TV 동물농장’(일 오전 9·50)의 ‘동물탐험기’ 등이 생겼다.

이들 코너는 돼지, 강아지, 돌고래 등 다양한 동물들과 연예계 스타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인간과 동물이 하나 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의도와는 반대로 동물을 학대하는 장면까지 연출돼 ‘동물을 시청률의 도구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교양 PD는 “동물 코너는 ‘예측불허의 미덕’을 살려야지 동물을 괴롭히면서까지 시청자의 이목을 끌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애니멀피아’를 기획한 ‘쇼 파워…’의 김재연 책임 PD는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는 동물과 이를 돌보는 스타들을 접목해 동물 사랑을 담고자 한 것인데 일부 프로그램에서 다소 무리한 부분도 없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