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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30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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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극작가 윌리 러셀 원작으로 40대 보통 주부 셜리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재미와 담을 쌓고 남편과 두 아이의 그림자로만 살아온 셜리. 그의 인생은 그리스로 여행을 떠나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91년 ‘우리의 브로드웨이 마마’ 이후 첫 연극 무대예요. 모노만 아니면 괜찮은데…. 발성과 움직임 모두 낯설어 무서워요.”
그를 연극 무대로 끌어내려는 ‘유혹’은 적지 않았다. ‘브로드웨이…’에서 남편 역으로 출연했던 배우 출신의 연출자 하상길은 “내가 그동안 권한 연극 작품만 10편이 넘는다”고 말했다.
“TV에서는 매번 누구의 엄마같은 뻔한 배역 제의만 들어옵니다. 안방과 마루를 닦으면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은 ‘전원일기’ 하나로 충분해요. 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내심 그런 고정관념을 지울 작품을 기다렸어요.”
29일 세실극장 무대에서 만난 그는 벌써 TV 드라마 속 ‘김 회장 댁’이 아니었다. 마치 마술을 부린 것처럼 상황과 역할에 따라 변신을 거듭하는 그에게 나이를 묻자 “연기자 나이는 영원한 비밀”이라며 끝내 밝히지 않았다.
그는 66년 최불암 박정자와 함께 극단 ‘자유’의 창단 멤버로 연극과 인연을 맺었고, 88년 연극 ‘19 그리고 80’으로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연습을 하면서 3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자주 생각합니다. 연기자 김혜자의 가장 열렬한 팬이었어요. 가끔 집에 있는 남편 사진을 보면서 ‘저 연기자로 잘 살께요’라고 다짐하곤 해요. 난 이제 셜리예요.”
공연은 화수목일 오후3시, 금토 오후7시반. 공연 종료 시기는 미정. 02-736-760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