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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3일 1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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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친구>에서 안문숙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부드러운 흑기사' 오대규가 이번에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으로 등장한다. 오대규는 SBS <메디컬 센터>에 박철의 선배 의사역으로 가세했다. 극중에서 그는 냉정하고 매사 자기 중심적인 인물로 등장하는데, 박철과는 한고은을 두고 팽팽하게 맞서게 된다.
연기경력이 10년이 넘는 오대규지만, 극중에서 욕을 먹는 악역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 하지만 고생 끝에 다시 복귀한 연기생활이어서 그는 시청자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역할이면 어떤 것이든 개의치 않겠다는 자세이다.
91년 SBS 공채 1기로 연기를 시작한 오대규는 그동안 성실하고 따뜻한 이미지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왔으나, 98년 '정복성 관절원판 변위,금막동통 증후군’이라는 희귀한 병에 걸려 안방극장을 떠났다. 일종의 턱 디스크인 이 병은 안면마비 증세와 심할 경우 실어증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어 연기자에게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 더구나 완치가 불가능해 그는 14개월동안 약물치료, 물리치료, 전기치료 등을 받으며 재기를 준비하다 지난 99년 SBS 드라마 <당신은 누구시길래>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밤샘촬영만 하면 턱이 마비돼 대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등 투병 생활과 연기를 병행하는 그에게 촬영분량이 많은 일일극은 아무래도 버거웠다.
이 드라마 이후 그는 악화된 병을 치료하기 위해 다시 활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고 1년여의 공백 끝에 <세친구>를 통해 연기에 복귀했다.
연기자로서 온갖 어려움을 다 겪은 그는 <메디컬 센터>가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