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제2 전성기 맞은 '틴틴파이브', 이제는 헤어지지 않아요

  • 입력 2000년 10월 24일 15시 08분


"아직도 애들이에요. 인기에 대한 시샘이 얼마나 많은데요."

최근 <머리 치워 머리>란 곡을 발표하며 가수로 활동을 재개한 개그 그룹 '틴틴 파이브'의 리더 표인봉(35)은 요즘 팬들의 환호가 좀 얼떨떨하다고 한다. 다시 뭉치기는 했지만 설마 이 정도로 인기가 있을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8년 전 그룹을 결성했을 때보다 더 바쁘다는 이들은 최근 출연조건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KBS 1TV <열린 음악회>에 출연해 특유의 유쾌하고 여유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자신들도 확신하지 못했던 인기를 이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한 것.

전국순회공연의 첫 무대인 대구공연에서도 팬들의 화끈한 환영을 받았다. 개그맨이 아닌 가수로 활동을 재개했지만, 사람들이 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멋진 가창력보다는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익살과 흥겨움. 본인들 역시 그런 무대의 맛을 다시 보게 된 것을 재결성의 최대 성과로 꼽는다.

"어쩌면 이 맛을 잊지 못해 다시 뭉쳤는지도 몰라요. 다들 서른 살이 넘었는데, 아직도 8년전 처음 모였을 때와 똑 같아요. 얼마전 공연 때 한 여자 팬이 김경식에게 꽃다발을 전해 주자, 금새 다른 멤버들이 시무룩해지더라구요. 이제 그런 것 초월할 때도 됐는데…"

물론 재결성으로 인한 실질적인 이득도 많았다. 그동안 방송활동이 뜸했던 이동우와 이웅호가 새 프로그램에 캐스팅됐고, 김경식과 홍록기는 자신들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가장 나이가 많은 표인봉 역시 3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열정적인 무대 매너로 아침 주부 프로그램은 물론 심야 토크쇼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표인봉, 이웅호(33), 홍록기(32), 김경식(31), 이동우(31) 등 5명으로 구성된 '틴틴 파이브'는 93년 결성된 국내 최초의 개그 그룹. 그 전까지 기껏해야 2명이 콤비를 이루어 펼치던 개그계에 이들은 5명이라는 '분대 규모'로 나타나 노래와 마임, 즉흥 애드리브를 섞은 독특한 무대로 많은 인기를 모았다. 특히 서울예전 선후배로 뭉친 틴틴 파이브의 기막힌 호흡은 방송가에서도 정평이 났다. '로보캅' '동굴 시리즈' 등 이들이 개발한 개그 아이디어는 요즘도 코미디에 자주 등장하는 인기 레퍼터리이다.

"이제는 다시 해산하고 그런 것은 없어요. 각자 개인 활동을 하면서도 앞으로도 '틴틴파이브'란 이름의 공동작업을 계속 할 겁니다."

일단 올해 말까지 전국순회공연을 하고, 내년 2월에는 대학로에서 2개월 예정으로 장기 공연을 할 계획이다. 김국진 김용만 박수홍 김수용이 '감자꼴 4인방'이란 이름으로 움직이듯, 이들 역시 방송활동을 그만둘 때까지 '틴틴파이브'란 이름을 계속 고수하겠다고 한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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