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천둥소리>손영목 작가, "표절 파문은 내 잘못"

  • 입력 2000년 10월 20일 17시 36분


최근 '표절 파문'에 휘말린 KBS 2TV 특별드라마 <천둥소리>의 작가 손영목씨가 김탁환씨의 소설 <허균, 최후의 19일>의 내용을 사전 동의없이 인용했음을 인정했다.<동아닷컴 19일자 참조>

손씨는 20일 전화 인터뷰에서 "본의 아니게 작가 동의없이 무단으로 작품의 내용을 드라마에 인용한 것은 내 실수다"라며 "내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드라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방대한 분량의 여러 역사 자료와 서적을 조사하다 보니 순간적으로 혼동을 일으켜 이런 실수를 일으켰다고 했다.

▼관련기사▼

<천둥소리> 작가에 대한 소설가 김탁환의 항의문

KBS 드라마 <천둥소리>, 첫회부터 표절 파문

손씨는 "사실 처음 김탁환씨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무슨 문제인지 잘 몰랐지만 그날 밤 책을 다시 읽으면서 내 잘못을 알게 됐다"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드라마에서 원작자를 밝히고, 원작료를 지불하는 방법 등을 방송사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천둥소리>의 인터넷 사이트나 지면을 통해 입장을 밝힐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김탁환씨를 만나지 못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내 입장을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먼저 사과하고 문제를 정리한 후에 입장을 밝히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KBS 드라마 제작국 관계자들은 "이번 일이 근본적으로 손영목 작가와 김탁환씨 간의 일이기 때문에 방송사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천둥소리>의 책임 프로듀서 안영동 부장은 "아직 작가로부터 이번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듣지 못한 상황이다"라며 "만약 작가의 잘못이 있다면 이에 대해 김탁환씨측의 요구가 무엇인지 들어야 방송사가 거기서 할 수 있는 부분을 결정할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우리도 이번 사태로 인해 공들여 만든 드라마가 시작부터 흔들리는 등 큰 피해를 입은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9일 동아닷컴에서 이번 표절 파문에 대한 기사가 나간 이후 KBS <천둥소리>의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네티즌들의 항의성 글들이 대거 올라왔다. 초기 '표절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무슨 소리냐'며 의아해 하던 네티즌들은, 이후 표절 부분에 대해 KBS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을 성토했다.

이처럼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자, KBS측은 글을 올린 네티즌의 사전 양해를 구하지 않고 표절 관련 글들을 여러 차례 삭제했다.이에 대해 네티즌들이 또다시 항의성 메일을 올리고 있어 표절 파문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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