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로커' 윤수일, 소극장에 서다

  • 입력 2000년 10월 16일 19시 02분


서울 대학로의 소극장과 가수 윤수일(47).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대학로는 젊은 가수들이 항상 들끓는 곳이어서 자칫하다간 “웬 주책”이라는 소리도 나올 법하다.

그러나 윤수일은 2년여의 고민 끝에 26∼29일 서울 동숭동 대학로 라이브 극장에서 공연을 갖기로 했다. 78년 ‘사랑만은 않겠어요’로 데뷔한 이래 소극장 공연은 처음이다.

“새로운 음악적 필링을 얻고 싶어서입니다. 여섯차례 공연중 한 순간이라도 음악적 ‘번뜩거림’을 낚아챈다면 성공입니다.”

윤수일은 ‘갈대’ ‘제2의 고향’ ‘아파트’ ‘황홀한 고백’ ‘도시의 이별’ ‘아름다워’ 등 수많은 히트곡을 가진 가수다. 애절한 발라드와 도회적 내음이 풍기는 록 사운드를 추구해온 그는 싱어송라이터이자 뮤지션임을 더 앞세워왔고 공연을 최고의 영예로 여겼다.

그는 70년대 극장 리사이틀 바람의 마지막 멤버였고 80년대 중반이후 윤수일 밴드로 전국 투어도 다녔으나 90년대에는 아예 공연과 거리가 멀어졌다. 뮤지션이 공연장을 잃어버린 것은 엄청난 슬픔. 그는 90년대 젊은 가수들이 소극장 콘서트에서 열창을 하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 한켠에 공연에 대한 ‘한’(恨)을 새겼다.

“뮤지션의 열정을 지닌 이들은 음악 자체가 주는 희열을 알기 때문에 공연장을 떠날 수 없습니다.”

윤수일은 새음반을 준비하고 있다. 70%가량 완성됐으나 이번 공연에서 얻은 새 감각으로 마무리하려고 미뤄뒀다.

지금까지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 섰던 중견 가수들은 조용필 이선희 심수봉 등. 이들은 공연을 마칠 때마다 “소극장이야말로 자유 공간”이라고 말한다.

윤수일은 새음반을 준비중인 아들 지호(21)와 함께 ‘부자 무대’도 소극장에서 갖고 싶다고. 공연은 26, 27일 7시반 28, 29일 4시, 7시반. 4만원. 080―538―3200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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