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배종옥, '눈물연기'는 이제 그만

  • 입력 2000년 10월 5일 12시 46분


"이제 그만 , 슬픈 역은 이제 그만."

드라마 <바보같은 사랑>에서 사랑의 아픔과 괴로움을 속으로 삭이며 살아가는 30대 여인으로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준 배종옥(35)이 새롭게 변신한다.

SBS가 <순풍 산부인과> 후속으로 준비하고 있는 일일 시트콤에서 예전의 경쾌하고 야무진 연기를 다시 펼치게 된 것. 변호사 사무실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새 시트콤은 아직 제목은 미정. 오는 12월 초부터 방송할 예정이다.

방송이 두달이나 남은 상황에서 배종옥이 이처럼 일치감치 출연작을 정한 것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자신의 이미지가 너무 한쪽 방향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생각 때문. 20대 시절 당차고 야무진 이미지로 인기가 높았던 그녀는 98년 '컬트 드라마'라는 신조어를 낳은 표민수-노희경 콤비의 <거짓말>에 출연하면서 이미지가 돌변했다.

"연기가 한층 무르익었다"는 호평을 들은 드라마였지만 이후 그녀에게는 모두 차분하고 가라앉은 이미지의 배역만 찾아왔다. 그녀의 당찬 이미지를 만들어준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왕룽일가>의 속편에 출연할 때도 전과 달리 차분하게 정돈된 인물로 돌변했다.

이러한 이미지는 <바보같은 사랑>에 이어 다음달 12일 방송하는 SBS 창사특집극 <빗물처럼>에서도 마찬가지. 아픈 사랑의 과거를 간직한 술집의 여종업원역을 맡았다.

그녀는 슬픈 역은 <빗물처럼>을 끝으로 당분간 거리를 두겠다고 한다. "새로운 연기의 영역을 개척한 것은 좋지만, 너무 한쪽으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 같아 예전의 연기를 다시 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올 겨울에는 모처럼 예전의 생고무처럼 통통 튀는 배종옥의 연기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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