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차 시장 잡아라" 자동차 3社 '광고열전'

  • 입력 2000년 6월 27일 19시 22분


배기량 1500㏄급 준중형차 시장을 놓고 벌이는 자동차 3사의 뜨거운 광고전은 벌써 한여름이다.

‘웅장함’을 강조하는 현대, ‘섬세함’의 기아, ‘파워’의 대우 광고중 누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할까.

금강기획이 제작한 현대자동차의 아반떼XD 광고는 ‘웅장함’을 강조하기 위해 블록버스터 영화인 98년 ‘딥 임펙트’의 인상깊은 장면을 모방했다.

혜성이 바다에 떨어지면서 생긴 해일이 뉴욕 맨해튼을 뒤덮는 영화의 한 장면을 최첨단 수퍼컴퓨터를 활용해 묘사한 것.

영화 ‘매트릭스’를 활용한 드림라인, 애니매이션 공각기동대를 활용한 018광고 등 영화의 한 장면을 묘사한 광고는 상당수 있지만 아반떼 XD처럼 제작비가 11억원이나 들어간 초대형 광고는 처음이다. 편당 평균 제작비가 7000만~8000만원임을 감안하면 영화촬영에 가깝다.

촬영은 미국 시애틀 경찰학교의 대형주행연습장소와 시내번화가, 뉴욕등에서 2개월간 이뤄졌으며 컴퓨터그래픽 작업에만 4개월이 걸렸다.

해일이 자유여신상을 덮는 장면을 촬영하기위해 시애틀 부근 파도풀을 통째로 빌려 2m가량의 자유의 여신상 미니어처를 만들어 풀에 담근후 인공파도를 만들어 연출했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 첨단 이미지를 강조한 아반떼XD광고와 달리 MBC애드컴이 제작한 기아자동차 스펙트라 광고는 그리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 신전을 배경으로 줄지어 선 고혹적인 여사제들이 뿌린 수많은 꽃잎이 날리는 가운데 스펙트라는 꽃잎폭풍을 일으키며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질주하는 모습이 인상깊다.

실제 촬영지는 그리스가 아니고 호주 멜버른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채석장이며 그리스 건축을 전공한 아트 디렉터가 촬영세트를 만들었다. 자동차가 질주하는 곳은 포인트 쿡 코스탈 내셔널 파크와 그 곳에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바클리 로드. 곧게 뻗은 도로가 10㎞에 달한다.

스펙트라 광고는 ‘성능과 연비’만을 외치는 기존 자동차 광고를 탈피, ‘그리이스 신전’ ‘여사제’ ‘꽃잎’등을 동원해서 부드럽고 섬세한 이미지를 주려는 차별화 전략을 선택했다.

코래드가 제작한 대우자동차 누비라Ⅱ광고는 여성앵커출신인 백지연씨를 등장시켜 시리즈물로 내보내고 있다. 광고 컨셉트는 한반도 최남단 땅끝마을에서 휴전선까지 ‘쉬지않고 달리는’ 누비라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

국토종단이라는 장엄한 주제와 휴전선 현장에서 느껴지는 리얼리티 등이 어우러져 ‘파워〓누비라’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코래드측은 시청자가 광고인지 뉴스인지 구분이 안가는 뉴스머셜(news+commercial)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고 자평한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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